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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바보' 박지성의 '축구행정가' 시계가 돈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6-01-13 08:20


수원=김진회 기자

"육아 생활이 생갭다 힘드네요."

축구화를 벗은 지 1년8개월이 지난 박지성(35)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번졌다. 지난해 11월 19일 태어난 딸(박연우)만 생각하면 미소가 지어진단다.

박지성은 12일 수원 호텔 캐슬에서 열린 JS파운데이션 재능학생 후원금 전달식이 끝난 뒤 딸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자 연신 밝은 미소를 띄웠다. 박지성은 "딸을 낳고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 몸은 힘들다. 그러나 그 만큼 아이에게 에너지를 받고 있어 괜찮다"며 웃었다.

박지성도 다른 아빠들과 다르지 않았다. 그는 "산모와 같은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성은 지난해 1월 호주아시안컵에서 만났을 때보다 살이 빠진 모습이었다. "(육아생활이)생각했던 것보다 힘들다"는 박지성은 "미디어 환경이 잘 발달됐기 때문에 훗날 딸이 커서 아빠가 어떤 사람이란 걸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평범한 아빠로 살고 싶다. 아이를 잘 키우는 그런 아빠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박지성 딸의 태명은 '만두'였다. 볼살이 통통한 아내의 별명을 따서 만두라 불렀다. 그렇다면 이름은 어떻게 지었을까. 박지성은 "이름을 잘 짓는 곳(작명소)을 통해 딸의 이름을 지었다"고 전했다.

한국 축구의 아이콘이었던 그가 현역 유니폼을 벗은 지도 벌써 햇수로 2년 째다. 그 동안 박지성은 자선경기, 육아, 휴식을 병행하며 축구선수 때 경험하지 못한 일반인들의 삶을 살았다. 그러나 스케줄은 현역 때보다 더 빡빡하다. 비행기 타는 횟수도 훨씬 늘었다. 그는 "지금까지 삶은 만족스럽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아이도 탄생했고 '축구선수' 박지성이 아닌 '인간' 박지성으로 살고 있다"고 밝혔다.

선수는 정든 그라운드를 떠났지만 존재감은 여전하다. 그의 은퇴 이후 삶이 주목받는 이유다. 여느 은퇴 선수들처럼 박지성이 택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길은 지도자다. 그러나 박지성의 생각은 다르다. 지도자는 싫단다. 줄곧 "지도자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던 그였다. 그는 축구행정가를 꿈꾸고 있다. 그는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 축구계에서 뭘 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또 "아직 단기간 내 뭘 보여주진 못하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역 때 받은 사랑을 어떻게 나눌까란 생각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지성은 축구행정가가 되기 위한 첫 발을 뗐다. 영국의 한 대학교 입학 신청을 해놓을 상태다. 입학처의 허락을 기다리고 있다. 박지성은 본격적으로 축구행정가가 되기 위한 공부를 시작하면서도 현장과의 끈도 계속 유지할 계획이다. 맨유 홍보대사에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사회공헌분과위원으로 임명됐다. 박지성은 AFC 사회공헌 위원 자격으로 카타르에서 열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최종 예선 참관도 고려하고 있다.


'축구행정가' 박지성의 시계가 돌아가고 있다.

수원=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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