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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서 뭉친 '성남87'김평래-전성찬"허리가 약하다고?"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6-01-10 17:30


전남에서 3년만에 다시 발을 맞추게 된 '87년생 동기'미드필더 김평래(왼쪽)와 전성찬

2013년 성남 일화 동계훈련장에서 만났던 김평래-박진포-전성찬. 3년 후인 2016년 1월 김평래 전성찬이 전남에서 재회했다. 당시 주장이던 '윙백' 박진포(가운데)는 지난시즌부터 상주상무에서 뛰고 있다.

2013년 성남일화의 동계훈련지에서 만난 87년생 '3년차' 미드필더 김평래와 전성찬은 유쾌했다. 줄곧 아웅다웅, 티격태격하던 이들은 축구 이야기만 시작되면 언제 그랬냐는듯 눈빛이 결연해졌다.

2016시즌을 앞두고 '1987년생 성남 동기'는 3년만에 '전남'에서 재회했다. 프로 첫해부터 이들은 '절친'이자 '라이벌'이었다. 우정을 표현하는 '티격태격'은 3년전과 같았지만 마냥 해맑기 하던 이들도 프로의 단맛, 쓴맛을 겪으며 한층 성숙했다. 지난 시즌 김평래가 먼저 전남 유니폼을 입었다. 2014년 여름 이종원과 트레이드되며 부산으로 이적한 전성찬은 지난해 강등의 아픔을 맛봤다. 올시즌 '허리 보강'을 원한 노상래 전남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공격수 전현철과 맞트레이드됐다. 프로는 돌고 돈다. '87라인'이 다시 발을 맞추게 됐다.

전성찬의 전남행에 대해 김평래는 "드디어 왔구나 했다"며 웃었다. 전성찬은 "노 감독님이 불러주신다니 기뻤다. '레전드' 감독님 밑에서 배울 수 있게 돼 큰 영광"이라고 했다. "(김)평래도 있고, (현)영민이형 등 좋은 선수들과 함께 상위 스플릿은 물론 모든 것을 이뤄낼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2011년 드래프트 1-2순위로 성남일화 유니폼을 입은 이들은 신태용 전 감독의 전폭적인 믿음속에 첫해부터 FA컵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성남일화의 마지막 세대인 이들은 그라운드에서 누구보다 많이 뛰는 선수였다. 투지, 체력, 멘탈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팬들이 인정하고 사랑하는 선수였다. 광운대 주장 출신 전성찬은 데뷔 첫해부터 주전 미드필더를 꿰찼다. 24경기에서 3골2도움을 기록했다. '난 놈' 신 감독이 "될 놈"으로 지목한 기대주였지만 2012년 4월 전남전에서 오른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된 이후 모진 슬럼프를 겪었다. 중앙대 4학년때 우크라이나리그 메탈루흐사파로사에 진출했던 김평래는 성남 1순위로 입단했고, 2012년 '선배' 김성환의 부상 후 기회를 잡았다. 피스컵에서 맹활약하며 주전을 꿰찼지만 팀의 잇단 변화속에 맘고생도 적지 않았다. "무조건 뛰어야 한다. 절박한 심정으로 전남에 왔다"던 김평래는 지난해 29경기에 나섰다. 이승희, 이현승 등 기존 선수들이 떠난 전남의 중원에서 헌신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전성찬도 지난 시즌 부산에서 24경기에 나서 1도움을 기록하며 부활을 알렸다. 강한 체력과 공격 성향을 두루 갖춘 살림꾼이자 팀플레이어다.

김평래는 "성찬이가 성남에서 신인 때 정말 잘했다. 무릎 다치고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충분히 잘해왔다. 성실한 선수인 만큼 전남에서도 잘할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전성찬 역시 덕담으로 화답했다. "평래는 체격도 좋고, 투지도 좋다. 포지션 경쟁자이긴 하지만 같이 발전하고, 같은 팀에서 같은 꿈을 꾸게 됐다. 함께 다시 뛰고 싶었는데 이렇게 같이 하게 돼 정말 좋다."

거침없던 1년차들이 어느새 6년차 중고참이 돼 다시 발을 맞추게 됐다. 팀내 포지션도, 위상도 '허리'다. 노 감독이 올시즌 무엇보다 '허리'를 강조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데뷔 때는 겁없이 축구했던 것같다. 지금은 연차가 차고, 나이도 먹게 되니 책임감이 더 커진다. 패기와 투지에 경험도 쌓은 만큼 우리가 팀을 위해 경기장에서 더 잘해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평래는 "(이)종호, (임)종은이, 등 전력의 핵이 빠졌다고 우려도 많이 하시는데, 좋은 선수들이 들어왔다. 축구는 해봐야 안다. 부딪쳐봐야 안다"고 했다. 전남 미드필드가 약하다는 지적에 대해 '87라인' 김평래, 전성찬은 발끈했다. "중원이 약하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오기가 생긴다. 올시즌 그라운드에서 꼭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1년차 신인때 FA컵 우승컵을 함께 들어올렸다. 이후 짜릿한 기억이 별로 없다. "평래와 함께 전남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싶다"는 전성찬의 말에 김평래가 "당연하지!"라고 화답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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