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두 명의 슈퍼탤런트가 축구 팬을 설레게 한다. 주인공은 '코리안 수아레스' 황희찬(20·잘츠부르크)과 '코리안 메시' 이승우(18·바르셀로나 B)다. '차범근 축구대상' 수상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닌 둘은 닮은꼴이다. 현재 걷고 있는 길과 꿈꾸는 미래가 비슷하다. 스포츠조선은 한국 축구를 한단계 더 도약시킬 황희찬과 이승우를 전격 비교했다.
|
한국축구 최고의 유망주에게 유럽팀들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황희찬을 우선지명한 포항은 절대이적불가를 외쳤다. 포항 잔류와 유럽행의 소용돌이 속에 있던 황희찬은 2014년 말 협상 도중 전격적으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행을 택했다. K리그를 등진 그에게 팬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 이어졌다. 황희찬은 논란을 실력으로 잠재웠다. 잘츠부르크의 위성구단인 오스트리아 2부리그의 리퍼링으로 임대된 황희찬은 2014~2015시즌 13경기에서 2골-2도움을 올리며 가능성을 보이더니 올 시즌 17경기에서 11골-7도움의 맹활약을 펼쳤다. 고무된 잘츠부르크는 황희찬을 1군으로 합류시키며 그를 '팀의 미래'에서 '현재'로 위상을 격상시켰다.
신태용호도 그를 주목했다. 최전방 공격수 부재로 고민하던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지난해 10월 호주와의 평가전에 황희찬을 전격적으로 합류시켰다. 월반한 황희찬에게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유럽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황희찬은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형들을 압도했다.
|
이승우는 어린 시절부터 남달랐다. 수원종합운동장 내 인조잔디에서 공을 찰 때부터 동급을 넘어선 기량을 뽐냈다. 2010년, 화려한 축구 인생의 시작을 알렸다. 대동초 시절 유소년 대회에서 득점왕와 도움왕을 휩쓴 이승우는 그 해 남아공 다농네이션스컵 득점왕에 오른 뒤 이듬 해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 스카우트됐다. 세계에서 최고의 유망주들만 모인다는 라 마시아(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선수 생활을 한다는 자체만으로 영광이었다. 그러나 이승우의 욕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스페인 접수에 나섰다. 2011년 바르셀로나 15세 이하 팀에서 38골(29경기)을 터뜨렸다. 리오넬 메시의 유스 시절 기록을 뛰어넘었다. 자연스럽게 '스타덤'에 올랐다.
이승우가 더 주목받은 이유는 플레이가 메시를 연상시킨다는 점이었다. 조그마한 체격 조건을 비롯해 빠른 스피드, 화려한 개인기, 저돌적인 돌파, 축구 센스 등 모든 요소가 메시와 닮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페인 언론으로부터 '아시아 메시'라는 극찬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변수에 발목이 잡혔다. 2013년 2월 바르셀로나에서의 시계가 멈췄다. 바르셀로나가 국제축구연맹(FIFA)의 18세 미만 유소년 영입 규정을 위반해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소방수는 한국 연령별대표팀이었다. 이승우를 대표팀에 소집해 감각과 기술을 유지시켰다. 이승우는 지난해 세계 축구에서 주목을 받았다. 칠레에서 열린 17세 이하 월드컵에 출전, 최진철호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당시 골은 넣지 못했지만 황희찬을 앞선 기술적인 능력과 '희생'이 가미된 이타적인 플레이에 큰 박수를 받았다. 단점도 드러나긴 했다. 신체조건이 뛰어나지 못하다보니 성인 선수들 못지 않은 체격조건을 뽐내는 유럽 선수들과의 몸 싸움을 당해내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신체적인 면에서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탄탄한 몸매를 갖춘 황희찬에게 뒤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하지만 이승우는 2016년 1월 6일 활짝 웃었다. 18세 생일을 맞아 3년여간 이어져온 FIFA 징계에서 벗어났다. 7일 바르셀로나와 프로 계약과 FIFA 선수 등록을 진행하는 이승우는 후베닐 A(19세 이하)에서 감각을 끌어올린 뒤 바르셀로나 B(2군)에서 기량을 검증받게 된다. 내년 시즌에는 1군 승격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승우는 1년여 뒤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2017년 한국에서 열릴 20세 이하 월드컵 출전이다. 핵심 멤버인 이승우는 홈 이점을 살려 우승까지도 바라고 있다.
김진회, 박찬준 기자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