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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대표팀 합격생 진성욱, 인천 '이래서 더 기쁘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6-01-07 18:48


인천 진성욱이 올림픽대표팀 훈련을 마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지난해 돌풍을 일으켰던 인천 유나이티드는 다소 우울한 새해를 맞고 있다.

4일부터 강원도 태백·강릉에서 국내 전지훈련으로 새해를 힘차게 출발하긴 했지만 팀 전력을 보면 걱정이 태산이다.

현재로서는 지난해에 비해 전력 약화가 불보듯 뻔하다. 지난해 팀 전력의 주축이었던 골키퍼 유 현(서울)을 비롯해 김인성(울산) 조수철(포항·이상 이적) 김원식(서울·임대복귀) 등 줄줄이 빠져나갔다.

측면 공격수 송제헌과 미드필더 김태수를 영입했지만 떠난 이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인 게 사실이다.

베테랑 이천수가 은퇴한 것까지 감안하면 김인성의 이적으로 인해 공격라인의 약화가 더 커 보인다. 인천은 지난해 짠물수비로 효과를 봤지 공격이 강한 팀은 아니었던 터라 더 그렇다.

그래도 작은 희망이 보인다. 희망을 안겨준 이는 진성욱(23)이다. 진성욱은 올림픽대표팀에서 주가를 올리는 중이다.

지난 4일 아랍에미리트(UAE)와이 평가전(2대0 승)에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신태용 감독이 깜짝 원톱 선발로 실험대에 올렸는데 61분을 소화하며 후반 15분 이영재의 선제골을 도왔다.

그동안 '신태용호'에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번번이 출전이 좌절됐던 아쉬움을 단번에 털어내는 활약이었다. 초반부터 왕성한 활동량을 뽐냈을 뿐 아니라 상대 수비수 두 명과의 거친 몸싸움을 이겨낸 뒤 완벽한 골 찬스를 제공하며 신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에 충분했다.


김도훈 감독으로서는 2015년 동계훈련을 생각하면 진성욱의 올림픽대표팀 연착륙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진성욱은 지난해 동계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아킬레스건 염증 부상에 발목을 잡혔기 때문이다.

2012년 인천에서 데뷔 한 진성욱은 2014년 시즌 후반기 4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는 등 26경기 6골을 터뜨리며 인천의 구세주 역할을 했기에 김 감독의 아쉬움은 더 컸다. 2015년 시즌에는 부상으로 인해 개막 후 1개월이 지나 등장한 뒤 외국인 공격수 케빈의 조커로 뛰면서 27경기 4골-1도움을 기록했다.

김 감독은 시즌 내내 "진성욱이 동계훈련을 제대로 소화만 했어도…"라는 아쉬움을 달고 다녔다. 지금은 그 때와 다르다. 진성욱은 올림픽대표팀에서 1년 전의 부상 악몽을 털어내고 있다.

비록 팀 동계훈련에 당장 동참하지 못하지만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참가하는 것이 오히려 득이 될 수 있다. 이후 올 시즌 개막에 맞춰 남은 동계훈련 일정을 차질없이 소화하면 작년보다 업그레이드된 진성욱을 기대할 수 있다.

인천이 진성욱을 바라보는 시선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비하인드스토리도 있다. 겨울 이적시장이 고개를 들던 작년 12월 초. 진성욱 이적설이 나왔다. 적지 않은 금액의 이적료와 특정 팀 이름까지 나돌았다.

거론된 이적료는 재정 압박을 겪고 있는 인천 구단으로서는 '달콤한 유혹'이었다. 유럽 출장을 앞두고 있던 김 감독은 이 소문을 듣고 단장과 면담을 가졌다. 진성욱을 사수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정리됐다. 김 감독 입장에서는 작년과 달리 진성욱이 올 시즌 동계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면 팀의 핵심 자원으로 손색이 없을 것이라 판단했다.

지금 이 시기에 이적하는 것보다 더 성장해서 이적한다면 진성욱의 가치도 훨씬 올라갈 것이고 결국 진성욱에게도 득이 될 것이라는 현실적인 계산법도 작용했다.

자칫 방심했다가는 놓칠 뻔했던 진성욱이다. 인천이 올림픽대표팀 합격생으로 거듭난 진성욱을 바라보며 더욱 기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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