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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핸드볼의 세계선수권 16강, 리우 '예방접종'이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12-16 17:27


ⓒAFPBBNews = News1

아직 '세계의 벽'은 높았다.

2015년 덴마크 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에 출격했던 임영철호의 진군이 16강에서 멈췄다. 임영철 감독이 이끄는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15일(한국시각) 러시아와의 대회 16강전에서 25대30, 5골차로 완패하며 8강행에 실패했다. 지난 2011년, 2013년 대회 16강에 그쳤던 한국은 이번 대회서 8강 진입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조별리그에서 국제핸드볼연맹(IHF) 여자랭킹 1위 독일에 28대40으로 패하며 4위에 그쳤고, 16강에서 IHF여자랭킹 2위 러시아에 후반 한때 10골차 까지 뒤지는 등 고전하면서 결국 16강행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대회서 한국은 그간의 약점이 그대로 이어졌다. 김온아(SK)가 빠진 채 류은희(인천시청)에 의존하는 공격을 펼쳤다. 그러나 류은희가 콩고전서 부상한 뒤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면서 쉽게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권한나(서울시청) 이은비(부산시설공단) 등이 대체자 역할을 했으나, 상대 장신숲을 넘어서기엔 역부족이었다. 독일, 러시아, 프랑스 등 체격 면에서 한 수 위인 팀들을 상대하기 위해 내놓은 변칙수비와 미들속공, 스피드와 체력도 더 이상 '한국 만의 강점'으로 보긴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한국 여자 핸드볼과 세계의 격차는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기점으로 벌어지기 시작했다. 한국이 정체된 사이 체격적 우위를 앞세운 유럽권 팀들이 기술까지 갖추기 시작하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한때 유럽 주요리그 에이스였던 한국 선수들의 명맥이 끊어진 것도 격차가 벌어진 원인으로 꼽힌다. 그간 수많은 제의에도 제도적 문제점과 일부 팀 이기주의 등 스스로 빗장을 걸어잠근 게 부메랑이 된 지 오래다. 세대교체 완성과 협회 차원에서 유럽권과의 교류 등을 통해 격차가 좁혀질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번 대회를 통해 현주소가 그대로 드러났다.

물론 이번 세계선수권 16강에서 소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동안 바뀐 유럽 핸드볼의 흐름과 이에 대한 대응점을 찾을 수 있었던 기회이기도 했다. 조별리그 프랑스전과 독일전은 각각 후반에서의 흐름 변화가 극명했던 승부로 꼽혀 향후 경기 운영 면에서 반면교사가 될 만했다. 러시아전 역시 패배로 마무리 됐으나, 전반전 비슷한 내용의 경기를 펼치면서 장신 선수들을 어떻게 공략해야 할 지를 연구할 만한 승부였다. 대회 기간 선수단과 함께 했던 분석관의 자료와 직접 선수단을 이끌었던 임 감독의 연구가 제대로 이뤄진다면, 이번 세계선수권이 다가올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본선 예방접종 효과를 충분히 낼 수 있을 것이다.

도약을 노리는 한국 핸드볼에 필요한 것은 실패를 통해 성공의 실마리를 잡으려는 노력이다. 아직 기회는 남아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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