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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세계의 벽'은 높았다.
한국 여자 핸드볼과 세계의 격차는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기점으로 벌어지기 시작했다. 한국이 정체된 사이 체격적 우위를 앞세운 유럽권 팀들이 기술까지 갖추기 시작하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한때 유럽 주요리그 에이스였던 한국 선수들의 명맥이 끊어진 것도 격차가 벌어진 원인으로 꼽힌다. 그간 수많은 제의에도 제도적 문제점과 일부 팀 이기주의 등 스스로 빗장을 걸어잠근 게 부메랑이 된 지 오래다. 세대교체 완성과 협회 차원에서 유럽권과의 교류 등을 통해 격차가 좁혀질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번 대회를 통해 현주소가 그대로 드러났다.
물론 이번 세계선수권 16강에서 소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동안 바뀐 유럽 핸드볼의 흐름과 이에 대한 대응점을 찾을 수 있었던 기회이기도 했다. 조별리그 프랑스전과 독일전은 각각 후반에서의 흐름 변화가 극명했던 승부로 꼽혀 향후 경기 운영 면에서 반면교사가 될 만했다. 러시아전 역시 패배로 마무리 됐으나, 전반전 비슷한 내용의 경기를 펼치면서 장신 선수들을 어떻게 공략해야 할 지를 연구할 만한 승부였다. 대회 기간 선수단과 함께 했던 분석관의 자료와 직접 선수단을 이끌었던 임 감독의 연구가 제대로 이뤄진다면, 이번 세계선수권이 다가올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본선 예방접종 효과를 충분히 낼 수 있을 것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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