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 카시야스-무리뉴, 둘 중 한명은 16강서 운다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15-11-25 10:44


카시야스(왼쪽)와 무리뉴 감독. ⓒAFPBBNews = News1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이케르 카시야스(포르투)와 주제 무리뉴(첼시). 레알 마드리드에서 감독과 선수로 함께 하기도 했던 두 사람이 급기야 외나무다리에서 맞붙는 상황이 왔다.

포르투는 25일(한국 시각) 홈구장인 에스타디우 두 드라가오에서 열린 2015-1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5라운드 디나모 키예프 전에서 0-2로 패했다. 반면 첼시는 마카비 텔아비브에 4-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첼시와 포르투는 승점 10점을 기록, G조 1-2위에 나란히 올랐다. 하지만 3위 키예프의 승점이 8점인데다, 키예프의 마지막 경기는 5전 전패를 기록중인 텔아비브와의 홈경기다. 앞선 원정경기에서 키예프는 2-0으로 승리한 바 있다. 키예프는 텔아비브만 꺾으면 승점 11점으로 첼시-포르투 전과 관계없이 16강 진출에 성공한다.

따라서 '키예프의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카시야스와 무리뉴 중 한 명은 이번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탈락한다. 카시야스는 지난 1998년 데뷔 이래 선수로서 17년간, 무리뉴 감독은 지난 2002년 포르투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래 14년간의 커리어에서 단 한번도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오르지 못한 적이 없었다.

유리한 위치에 선 것은 무리뉴 감독의 첼시다. 첼시의 골득실은 +8로 포르투(+3)보다 앞서있다. 따라서 첼시는 포르투와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오를 수 있다. 키예프(+3)에 비해 골득실도, 다득점도 앞서는 만큼 무승부를 거둬도 조 1위가 유력하다. 경기가 벌어지는 장소도 첼시의 홈구장인 스탬포드 브릿지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으로선 만일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오르지 못할 경우, 다시금 경질설이 불거질 수 있다는 부담이 있다. 올시즌 리그 톱4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강점으로 꼽혀온 챔피언스리그마저 부진할 경우 또다시 해임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포르투는 키예프가 승리할 경우, 무조건 첼시를 꺾어야만 16강에 오를 수 있다. 유럽축구 명문인 포르투에게 조별리그 탈락은 큰 수치다. '레알 마드리드의 원클럽맨'에서 포르투의 주전 GK로 변신,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해야하는 카시야스의 입장은 말할 것도 없다.

카시야스는 최근 UEFA가 꼽은 UCL 역대 베스트 11에서 지안루이지 부폰(유벤투스)을 제치고 당당히 주전 GK로 선정된 '살아있는 전설'이다. 하지만 이번 챔피언스리그에서 포르투는 첼시(3실점)-키예프(4실점)보다 많은 6실점을 기록중이다. 16강 진출은 카시야스에게도 마지막 자존심이다.


카시야스와 무리뉴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 시절의 악연으로 얽힌 사이이기도 하다. 두 사람 모두 공식적으로는 부정했지만, 팀내 헤게모니를 두고 대립했다는 게 정설이다. 때문에 선수와 감독 사이임에도 이들은 '숙적'이 됐다.

포르투와 첼시는 다음달 10일, 영국 런던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사실상의 벼랑끝 매치를 벌인다. '별들의 전쟁' 챔피언스리그에서, 각각 17년과 14년간 빛나온 두 별 중 하나는 이날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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