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멀어진 제주가 전북전 승리 벼르는 이유는?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5-11-05 17:52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정확히 기억하죠. 날짜까지 같더라고요."

정확히 1년 전이었다. 그때 날짜도 11월8일이었고, 장소도 제주월드컵경기장이었다. 제주는 0대3으로 완패했고, 전북은 2014년 K리그 클래식 우승을 거머쥐었다. 당시 코치였던 조 감독은 이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조 감독은 "우리 홈에서 다른 팀이 우승했다고 환호하는 모습을 보니까 아무래도 기분이 좋지 않더라"고 했다.

묘한 운명이다. 제주는 2015년 11월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다시 한번 전북을 만난다. 이 경기에서 또 다시 전북 우승의 운명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클래식은 이제 3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전북은 승점 69점으로 2위 포항(승점 62), 3위 수원(승점 61)에 각각 승점 7점, 8점 앞서 있다. 전북이 36라운드에서 제주를 잡는다면 우승이다. 만약 패하더라도 포항, 수원이 지면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다.

1년만에 똑같은 운명에 놓인 조 감독은 신기하다는 듯이 웃었다. 그는 "전북이 또 우리 홈에서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다니 기분이 묘하다"고 했다. 전북을 만나는 조 감독의 선택은 '올인'이다.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려던 생각을 바꿔 베스트11을 총출동시킬 계획이다. 조 감독은 "홈에서 팬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우승을 내주면 안 된다. 끝까지 전력을 다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사실상 무산된 조 감독이 전북전 필승을 강조하는 이유는 뭘까. 조 감독은 "반복된 아쉬움을 보여서는 안된다. 이런 역사가 쌓이다보면 우리 스스로 작아질 수 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가 최근 대기록의 제물이 됐다. 지난 해 전북의 우승, 수원의 2위, 서울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 확정 순간마다 상대팀은 제주였다. 올 시즌에도 최용수 서울 감독의 최연소 100승과 전북의 22경기 연속 무패, 팀 통산 300승에 병풍 역할을 했다. 조 감독은 "공교롭게도 상대팀 환희의 순간마다 우리가 고개를 숙이고 있더라. 더이상 그러고 싶지 않다. 전북을 상대로 반드시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 선수들도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의욕이 넘치는 제주를 상대하는 전북의 전략은 '밸런스'다. 결과가 중요한 만큼 공격적인 운영 보다는 밸런스를 유지해 이기는 경기에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제주전에서 마무리를 짓고 싶다. 내용보다는 이기는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 레오나르도가 경고누적으로 나설 수 없다. 이재성을 돌리든 여러가지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4-1-4-1도 생각하고 있다. 밸런스를 앞세워 승점 3점을 따내겠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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