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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 '격침' 셰필드, 한수 위 '운용의 품격'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5-10-28 14:28


ⓒAFPBBNews = News1

'부엉이 군단'이 '포병대'를 전멸시켰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의 '부엉이 군단' 셰필드 웬즈데이(이하 셰필드)가 28일(이하 한국시각) 셰필드 힐스보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포병대' 아스널과의 2015~2016시즌 캐피털원컵 16강전에서 3대0으로 승리했다. 아무도 셰필드를 주목하지 않았다. 아스널은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다. 그래서 이번 결과가 더 충격적이었다.

아니 뗀 굴뚝에 연기가 날까. 반전에는 이유가 있었다. 카를로스 카르바할 셰필드 감독(49)의 섬세한 선수단 운용이다.

폭 넓은 선수기용, 선발출전에 장벽은 없다.

카르바할 감독은 선발기용 폭이 넓다. 선수가 훈련 때 좋은 모습을 보이면 선발로 뛸 수 있다. 호흡은 경기감각이 올라오면 뒤 따라오는 부분이다. 일단 선수가 폼을 찾아야 짜임새도 갖춰진다는 것.

카르바할 감독은 7월 셰필드 지휘봉을 잡았다. 2015~2016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 초반 6경기에서 1승2무3패를 기록했다. 성장통이었다. 배고픈 승점이지만, 선수들의 감각과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원팀'이라는 조각을 위해 부지런지 정을 때렸다.

밑그림이 그려졌다. 지난달 15일 번리 원정경기 패배(1대3) 후 9경기 무패행진(6승3무)을 달리고 있다.

카르바할 감독 체제 하에 총 15경기를 치르는 동안 선발명단에 이름 올리지 못한 선수는 5명에 불과하다. 아스널(9명)의 절반 수준이다. 셰필드 선수들은 선발출전에 대한 의욕과 경기 감각에서 아스널을 능가했다.


꾸준한 상대팀 분석을 통한 맞춤전술.

카르바할 감독은 작은 키(1m78)에도 선수시절 중앙수비수로 활약했다. 포르투갈 국적인 그는 A대표팀에 승선하진 못했지만 21세 이하 대표팀에서 뛴 경험이 있다.

단신임에도 불구하고 중앙수비수로서 인정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상대 움직임과 패스 길을 미리 읽는 눈 덕분이다. 나름대로의 생존전략이었던 셈이다.

그의 눈은 셰필드에서도 빛나고 있다. 카르바할 감독은 지난달 24일 열린 뉴캐슬과의 캐피털원컵 32강전에서 4-5-1 포메이션을 들고왔다. 객관전력이 우세한 뉴캐슬을 상대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적중했다. 점유율(셰필드 44%, 뉴캐슬 54%)은 밀렸지만 더 많은 찬스를 만들었다. 셰필드(유효슈팅 5)는 뉴캐슬(유효슈팅 1)보다 짜임새있는 축구를 구사하며 1대0 승리를 거뒀다.

21일 QPR과의 리그 경기(0대0)에서는 3-4-2-1 시스템을 구사했고, 24일 로테르담 유나이티드전에서는 4-4-1-1 카드를 꺼냈다.

특히, 로테르담전에서는 페르난도 포레스티에리를 원톱 루카스 주앙 밑에 셰도 스트라이커로 기용했다. 포레스티에리는 팀의 승리(2대1)를 결정짓는 결승골을 넣으며 기대에 부응했다.

카르바할 감독의 천리안은 아스널에서도 빛났다. 4-1-4-1 포메이션을 구사했다. 뛰어난 공격형 미드필더들을 보유한 아스널 전력을 의식한 것이다. 카르바할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에 샘 허친슨을 기용했다.

허친슨의 원래 보직은 중앙 미드필더다. 카르바할 감독은 허친슨의 왕성한 활동량과 몸을 아끼지 않는 투지, 터프한 태클에 주목, 아스널의 공격 예봉을 꺾을 포백 보디가드로 점 찍었다.

이날 대승으로 운이 아님을 입증했다. 카르바할 감독의 지도 아래 '원팀'으로 변모한 셰필드의 행보가 주목된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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