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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 탈락'그리스와 네덜란드, '26개월'이 모자라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5-10-15 15:33


ⓒAFPBBNews = News1

밑그림을 그리기엔 촉박한 시간이었을까.

프랑스에서 열리는 유로 2016 본선무대를 밟을 24개팀 중 20개팀(개최국 프랑스 포함)의 윤곽이 드러났다. 그런데 조금 이상하다. 단골손님들이 안 보인다. 그리스와 네덜란드다.

그리스는 북아일랜드, 루마니아, 헝가리, 핀란드, 페로제도와 함께 조별리그 F조에 속했다. 당초 그리스가 본선티켓 1장을 확보했다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결과는 꼴찌였다. 1승3무6패로 무기력하게 탈락했다. 유로 2004 우승은 빛 바랜 흑백사진이 됐다.

네덜란드는 체코, 아이슬란드, 터키 등 다수의 복병들과 함께 A조에 편성됐다. 죽음의 조라고 평가됐다. 하지만 본선티켓 1장은 네덜란드 몫이라는 것에 이견이 없었다. 거짓말 같은 일이 벌어졌다. 4승1무5패. 4위로 탈락확정된 네덜란드의 성적표다. 유로 1984 이후 32년 만에 본선진출 실패다. 두 팀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일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두 팀의 사령탑 모두 부임한지 1년이 채 안 됐다.

세르지오 마르카리안 그리스대표팀 감독은 2015년 2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대니 블린트 네덜란드대표팀 감독은 같은 해 1월 선임됐다. 이미 조별리그 4라운드(그리스 1무3패,네덜란드 2승2패)까지 치른 상태에서 바통을 이어받았다. 반전을 노리기에는 다소 늦은 타이밍이었다. 단 한번의 평가전 없이 곧바로 조별리그 경기를 치른 두 감독이다.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 자동진출하는 프랑스를 제외한 19개팀은 어떨까.

19개팀 감독들의 평균 부임기간은 36개월이다. 그리스, 네덜란드와 약 '26개월 차이'가 난다. 조별리그가 진행됐던 12개월을 제외해도 평균 24개월, 약 2년 동안 팀을 만들어왔다.


이번 대회 '반란의 주역' 아이슬란드의 라스 라거백 감독은 2011년 10월에 부임했다. 약 4년 간 팀을 지휘하고 있다. 또 다른 '주동자' 북아일랜드의 마이클 오닐 감독은 2011년 11월 대표팀 사령탑에 앉았다. G조 1위 오스트리아의 아르셀 콜러 감독 역시 4년 동안 팀을 만들었다.

다소 짧은 시간동안 팀을 맡은 감독들도 있다. 체코의 파벨 브르바 감독은 2013년 11월, 폴란드의 아담 나바트카 감독은 같은 해 10월 부임했다. 그리스, 네덜란드 보다 오랜 시간 기초공사를 했다.

유로 2016은 처음으로 본선진출팀을 24개로 늘린 대회다. 이전까지는 16개였다. 변수가 늘어났다. 이제 '부자는 망해도 3대를 간다'는 말은 축구계에선 통하지 않는다. 그만큼 치열하다. 더 진중한 담금질이 필요한 이유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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