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식' 설기현 "돌아보면 행복했던 선수생활이었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5-10-13 21: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설기현 성균관대 감독대행(36)이 팬들의 박수 속에 그라운드를 떠났다.

설기현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자메이카와의 친선경기 하프타임에 은퇴식을 가졌다. 설 감독대행은 2000년 1월 뉴질랜드와의 친선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후 통산 82경기에서 19골-9도움을 기록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002년부터 국가대표로 7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가 대표팀 또는 선수 은퇴를 할 경우 은퇴식을 마련해주고 있다. 지금까지 홍명보 황선홍(이상 2002년) 하석주(2003년) 김태영(2005년) 김도훈 유상철(이상 2006년) 서정원(2008년) 이운재(2010년) 안정환(2012) 이영표(2013) 차두리(2015)가 은퇴식을 했다. 설기현이 12번째다.

설기현은 2009년 11월 세르비아전까지 10년간 국가대표 공격수로 활약하며, 2002년 한-일월드컵, 2006년 독일월드컵에 출전했다. 특히 한국축구 최고의 명승부로 꼽히는 한-일월드컵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0-1로 뒤진 후반 43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며 2대1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해 국민을 열광시켰다. 독일월드컵 프랑스와의 조별리그(1대1 무)에서는 정확한 크로스로 박지성의 골에 기여했다.

2000년 광운대 재학중 대한축구협회의 '우수선수 해외진출 프로젝트' 1호로 벨기에 앤트워프에 입단해 안더레흐트(벨기에), 울버햄턴, 레딩, 풀럼(이상 잉글랜드),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클럽에서 활약했으며, 2010년 K리그로 컴백해, 포항, 울산을 거쳐, 지난시즌 인천을 마지막으로 선수생활을 마무리했다. 지난 3월 공식 은퇴식을 갖고 성균관대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가족과 함께 그라운드에 나선 설기현은 전광판을 통해 나오는 과거 활약상을 지켜보며 감회에 젖은 모습이었다. 설기현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으로부터 공로패와 골든슈를 전달받았다. 국가대표로 오랜기간 함께 했던 또 다른 레전드 이영표가 설기현의 은퇴식을 함께 했다. 설기현의 팬클럽 회원들은 캐리커처를 전달했다. 설기현은 "막상 이자리에 서보니까 먹먹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은퇴식을 마련해준 팬들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뒤돌아보면 행복했던 선수생활을 보냈다.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협회 프로젝트로 벨기에로 진출했고, 한-일월드컵의 감격을 느꼈다. 선수로 꿈꾸던 잉글랜드에서 뛰었고, 마지막을 K리그에서 은퇴한 것은 선수로서 큰 영광이었다. 선수생활하면서 느낀 감사한 마음을 전하지 못했다.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지원해준 어머님과 함께한 항상 우리 가족의 든든한 버팀목 아내와 아들, 딸에게 감사하고 싶다. K리그에서 활약하면서 감사의 말 전하지 못했는데 뒤에서 응원해준 포항, 울산, 인천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다. 지도자로 시작한만큼 좋은 지도자가 돼서 보답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설기현은 마지막으로 팬들에 인사를 전하며 제2의 출발을 알렸다.


상암=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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