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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71호도움으로 K리그 개인 최다도움 기록을 새로 쓴 염기훈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수원삼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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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기훈(32·수원)이 11년만에 대기록을 썼다.
염기훈은 4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K리그 클래식 3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도움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전반 18분을 시작으로 후반 6분과 후반 26분 골을 도왔다. K리그 234경기만에 기록한 자신의 69, 70, 71호 도움이었다. 2004년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세웠던 개인 통산 68도움(401경기)을 제쳤다. 동시에 통산 도움 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현역 선수들과의 격차도 벌렸다. 현재 염기훈의 뒤를 쫓고 있는 K리그 현역 선수는 몰리나(35·서울, 67개)와 이동국(36·전북, 66개)이다.
이날 대기록 달성의 의미는 남달랐다. 2006년 프로에 데뷔한 염기훈은 선수 생활 내내 칭찬와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염기훈은 첫 시즌 7골-5도움을 기록했다. 전북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에도 공헌했다.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내 부진에 빠졌다. 2007년 울산으로 이적했다. 신인때의 기량을 찾지 못했다. 2007년 전반기 5골-3도움에 그쳤다. 2008년 울산으로 이적했다. 2시즌 반동안 9골-4도움에 머물렀다. 2008년에는 구단 동의없이 해외 이적에 나섰다가 실패했다. 몸과 마음이 위축되며 슬럼프에 빠졌다.
2010년이 변곡점이었다. 남아공월드컵 부진으로 많은 비난을 받았다. 절치부심한 염기훈은 2010년 초 이적했던 수원에서 자신의 기량을 회복했다. 그 해 1골-10도움을 기록했다. 2011년 9골-14도움으로 기량을 꽃피웠다. 2012년 입대한 염기훈은 2013년 제대 후 수원으로 복귀한 뒤에도 꾸준하게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이날 생애 첫 도움 해트트릭과 동시에 대기록을 세우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음을 알렸다.
염기훈은 "내가 그런 대기록을 작성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사실 대기록에 가까이 가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시즌 중반 그 사실을 알았다. 그 이후로 기록을 의식하다보니 플레이가 나빠졌다"고 고백했다. 그는 "23일 전남과의 경기에서 타이기록을 세우며 부담을 내려놓았다. 도움은 동료들이 골을 넣어줘야 가능한 기록이다. 골을 넣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염기훈의 다음 목표는 '전북 추격'이다. 광주에 4대2로 승리한 2위 수원은 선두 전북의 승점차를 '8'로 줄였다. 염기훈은 "한자리수 승점차는 의미가 다르다. 5경기가 남았다.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물론 ACL 직행권이 걸린 2위 자리도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33라운드에서는 진기한 기록들이 많이 터졌다. 수원은 염기훈의 도움 해트트릭과 산토스의 득점 해트트릭을 동시에 기록했다. 한 경기에서 한 팀이 득점과 도움 해트트릭을 함께 기록한 것은 2005년 서울에 이어 2번째다. 전북을 상대로 1골-1도움을 기록한 로페즈(25·제주)는 K리그 클래식 최초로 한 시즌 10득점 10도움의 고지에 올랐다.
광주=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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