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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거인' 김신욱(27·울산), 9월 K리그에서 가장 '핫'한 선수였다.
K리그 득점 1위가 왜 A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던 것일까. 우선 FA컵 일정에 발목이 잡혔다. FA컵 4강전은 다음달 14일 펼쳐진다. 13일 자메이카와의 친선경기 다음 날이다. 김신욱이 속한 울산은 안방인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충돌한다. 24일 FA컵 4강 팀(울산, 서울, 인천, 전남) 실무자들은 10월 A매치 대표 선수 차출에 대한 일정 변경을 논의했다. 팀 내 주전이자 대표 선수없이 경기를 치르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논리였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권고하는 선수 보호 규정에 따라 선수들은 A매치 풀타임 소화 이후 48시간 내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때문에 김신욱이 자메이카전을 뛰게되면 사실상 FA컵 4강 출전이 불가능해진다.
무엇보다 일정 조정을 강력하게 반대한 구단도 있었다. FA컵 4강은 일정대로 치러지게 됐다. 단, 조건이 있었다. 4강 팀은 축구협회 측에 소속 팀 선수들에 대한 10월 A매치 발탁을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슈틸리케 감독도 K리그 팀들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골키퍼 김승규를 제외하고 정동호와 임창우는 호출하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임창우는 최근 경기를 뛰지 못해 제외할 수밖에 없었다. 대신 올 시즌 기복없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는 김창수를 합류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런 맥락에서 김신욱은 제외 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이면에는 '경쟁'이라는 키워드도 숨어있다. 김신욱은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단 한 차례 태극마크를 달았다. 8월 동아시안컵 때였다. 중국전과 북한전에선 각각 6분과 2분 출전에 그쳤지만, 일본전에선 90분을 모두 뛰었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는 평가다. 9월 A매치에서도 석현준(비토리아)과 황의조(성남)에게 밀린 것도 그렇다. 무엇보다 이번 예비명단 스트라이커 부문에 함께 이름을 올렸던 지동원(24·아우크스부르크)과의 경쟁에서 앞서지 못했다는 점도 김신욱이 처한 상황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에선 김신욱이냐, 지동원이냐를 놓고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지동원을 한번 더 불러 점검을 가까이서 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지동원의 출전 시간이 늘었다는 부분도 선발 배경이 됐다"고 전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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