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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미안하지만 빨리 해결해줘야죠."
선물이라 해서 딱히 거창한 것은 아니다. 체불 임금을 해결해주는 것이다. 어차피 구단이 지급해야 할 부채 성격의 돈이지만 가급적 빠른 시일내 선수단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줘야 한다.
공교롭게도 9월 급여일(25일)이 추석 연휴에 맞물렸다. 명색이 명절인데 임금까지 자꾸 밀리면 상대적 박탈감이 더 클 수밖에 없다.
더 얹어주지는 못할 망정 체불된 임금이라도 해결하는 게 지금 인천 구단의 형편으로는 최선의 '선물'인 셈이다.
프로 세계에서 생명줄 같은 돈이 부족해도 "묵묵히 참고 최선을 보여주면 언젠가 빛을 볼 날이 있을 것"이라는 김도훈 감독의 말처럼 희망으로 여기까지 달려왔다.
인천 구단 관계자는 "이런 투혼에 더 이상 찬물을 끼얹지 않기 위해서라도 체불 해결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그래서 체불 해결 방안을 마련해 놓고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중이다.
인천 구단은 현재 8월분 급여부터 또 밀린 상태다. 지난 4∼5월 급여가 밀리자 모 건설사 후원금을 앞당겨 받아서 6월에 해결했고, 6∼7월 급여는 또다른 후원사의 후원금 일부를 통해 지급했다. 임시방편으로 연명을 하는 형편이라 오는 추석이면 또 2개월치 급여가 체불될 형편이다.
하지만 인천 구단은 체불 사태로 추석 명절을 맞이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다른 후원사들을 상대로 설득 작전을 펼치고 있다. 이 때문에 '위기의 인천 구단 정상화' 특명을 안고 지난 7월 부임한 정의석 단장은 요즘 매일같이 신규 후원사를 확보하기 위해 '외근'을 자청하고 있다. "이번 달에는 체불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자금 마련 계획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게 구단의 설명이다.
나아가 그동안 한푼도 지급하지 못한 각종 수당까지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도 보인다고 한다. 인천 구단은 3단계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1순위는 8월 급여, 2순위 9월 급여, 3순위 각종 수당이다.
이번 달만 넘기면 후원사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잔여 후원금이 10월에 집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나머지 올 시즌은 큰 걱정 없이 넘길 수 있다.
구단 관계자는 "33라운드까지 가서 상위 스플릿에 아쉽게 들지 못하더라도 상관없다. 그동안 선수단이 보여준 노고를 생각하면 충분히 고맙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선수들을 두둑한 보너스로 격려해주지 못할 망정 밀린 임금이라도 안겨주는 게 최우선 과제다. 프런트들이 무릎 꿇고 빌다시피 돈을 구하러 다니는 것도 이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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