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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호(28)의 선택은 도전이었다.
박주호의 도르트문트행은 토마스 투헬이라는 이름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사실 함부르크 이적설도 투헬 감독 때문이었다. 마인츠를 떠난 후 야인 생활을 하던 투헬 감독은 여러 클럽들의 제안을 받았다. 투헬 감독은 도르트문트행이 확정되기 전, 함부르크의 러브콜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이적설이 제기됐다. 독일 일간지 빌트는 '함부르크가 투헬 감독을 데려오기 위해 애제자인 박주호도 함께 영입할 계획을 세웠다'고 했다. 투헬 감독은 도르트문트 지휘봉을 잡았고, 이후에는 도르트문트 이적설이 나왔다. 설로 그칠 것 같았던 박주호의 도르트문트행은 투헬 감독의 적극적인 행보 끝에 현실이 됐다.
투헬 감독은 박주호를 독일 무대로 데려온 은사다. 그는 박주호를 왼쪽 윙백 뿐만 아니라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하며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투헬 감독은 박주호에게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박주호의 에이전트인 류택형 지쎈 이사는 "한국 선수들을 지도한 다른 유럽지도자들처럼 투헬 감독 역시 성실함을 높이 평가했다. 우스갯소리로 '한국 대표팀 감독은 참 좋겠다'는 얘기도 했다. 자신이 직접 영입한 선수가 왼쪽 윙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오가며 좋은 경기력을 보인 것도 좋은 인상을 심어준 듯 하다. 여기에 주호가 경기장 밖에서 분위기메이커 역할도 했다. 마인츠를 떠날때 '언젠가 함께 하고 싶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도르트문트에서 더 힘든 경쟁이 기다리고 있지만, 박주호는 스승을 믿고 기꺼이 도전을 택했다.
백업이기는 하지만 투헬 감독이 박주호의 멀티 플레이능력을 높이 평가하는만큼 더 많은 출전시간이 주어질 수도 있다. 투헬 감독은 상대 포메이션에 맞춤형으로 전술을 구사하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다양한 포메이션을 사용한다. 이를 위해서는 멀티 플레이어가 필수다. 투헬 감독이 박주호를 데려온 이유이기도 하다. 왼쪽 윙백, 왼쪽 윙어, 중앙 미드필더를 두루 소화했던 케빈 그로스크로이츠가 도르트문트를 떠날 것이 유력한 가운데, 박주호가 그로스크로이츠의 대체자가 될 경우 도르트문트의 핵심 자원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박주호의 성실함과 능력을 잘 아는 투헬 감독의 존재는 박주호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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