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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울산 그래도 구할 사람은 김신욱 뿐이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08-31 07:33



울산 현대는 끝모를 추락 중이었다. 최근 6경기(3무3패)에서 승리가 없었다. 승리하는 법을 잊은 듯 하다. 플랜 B가 없는 단순한 '롱볼' 전술은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한 K리그 무대에서 상대 팀에 빠르게 간파당했다. 선수 개개인만 놓고 보면, 다른 팀 사령탑들의 부러움을 살 만한 했다. 그러나 11명은 모두 '섬'이었다. 한 데 뭉쳐지지 않았다. 올 시즌부터 울산의 지휘봉을 잡은 윤정환 감독도 답답할 따름이었다. 분위기 전환을 위한 노력도 펼쳤다. 선수들의 필승 의지도 강했다. 그러나 좀처럼 반전을 이루지 못하는 것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

장기 슬럼프의 이유 중 한 가지는 '장신 공격수' 김신욱(27) 활용법이었다. 윤 감독은 자신의 축구 스타일이 '롱볼 축구'임에도 불구하고, 시즌 초반부터 김신욱을 교체 멤버로 기용했다. 김신욱은 울산에서 후보 공격수로 뛸 선수가 아니었다. 2009년부터 주포로 활약했다. 2012년에는 울산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기도 했고, 2013년에는 K리그 최우수선수(MVP)까지 수상했던 선수였다. '스타 길들이기'란 얘기도 나돌았다. 또 여름 이적시장에서 김신욱의 해외 이적을 대비한 전략적인 모습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하지만 자가당착이었다. 윤 감독은 팀 성적이 좋지 않아 반드시 반전이 필요할 때는 김신욱을 베스트 멤버로 중용했다. 반면, 김신욱은 주전과 교체를 들락날락하면서 컨디션 조절에 힘들어하는 모습이었다.

이 와중에서도 김신욱은 제 몫을 충분히 하고 있다. 이번 시즌 10골을 터뜨렸다. 김신욱은 29일 광주FC와의 2015년 현대오일뱅크 클래식 2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도 1-1로 팽팽히 맞서던 후반 24분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 골은 김신욱의 머리에서부터 시작해 머리로 마무리됐다. 수비진으로부터 넘어본 롱볼을 김태환에게 헤딩으로 패스했다. 이후 김태환의 크로스를 공중으로 솟구쳐 올라 강력한 헤딩슛을 날렸다. 크로스바에 맞은 공은 골라인은 완벽하게 넘은 뒤 골문 밖으로 튕겨나왔다. 주심은 골을 인정했고, 김신욱은 환호했다.

사실 김신욱이 이번 시즌 출전한 28경기에서 윤 감독의 마음을 모두 사로잡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팀을 구해낸 적은 적지 않았다. 4월 25일 부산전에서도 0-1로 뒤진 후반 43분 동점골을 터뜨렸고, 6월 21일 인천전에서도 0-1로 뒤진 후반 33분 동점골로 팀을 패배의 수렁에서 건져냈다. 29일 광주전 결승골까지 3경기만 따져도 승점 1점에 그칠 수 있었던 상황에서 김신욱이 만들어낸 승점만 5점이다. 현재 승점 29(6승11무11패)인 상황에서 4점을 잃었다면, 11위 부산과 승점 3점차밖에 나지 않는다.

김신욱도 장단점이 있다. 그러나 그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은 감독의 몫이다. 김신욱은 최근 심리적으로도 안정된 상태다. 욕심을 내려놓았다. 해외진출이 뜻대로 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8월 초 동아시안컵 이후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라오스, 레바논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통합예선에 출전할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슈틸리케 황태자' 이정협(24·상주)이 26일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경남전에서 안면 복합골절로 대표팀에서 낙마해 일말의 기대를 가졌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같은 포지션의 김신욱 대신 미드필더 김민우(24·사간도스)를 택했다. 김신욱이 다시 유럽진출과 태극마크에 도전하기 위해선 K리그에서의 활약이 필요하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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