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미 골-심서연 펄펄,'월드컵 16강'그녀들은 달랐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5-06-30 08:41



29일 이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WK리그 14라운드 이천대교-화천KSPO전 후반 19분, 0-0으로 팽팽하던 상황에서 강재순 화천KSPO 감독은 아껴뒀던 강유미와 김수연을 동시에 투입했다. 승부수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 여자월드컵 16강의 역사를 쓴 후 지난 수요일 귀국한 태극낭자들이 닷새만에 그라운드에 다시 섰다. 강유미와 김수연이 들어서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홈팀 대교에 점유율, 슈팅수 등에서 밀리던 화천SKPO가 힘을 냈다. 후반 29분 프리킥 상황, 예리한 킥이 골키퍼의 손을 맞고 나오자마자 날쌘 그녀, 강유미가 기다렸다는 듯 쇄도했다. 끝내 헤딩골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종료 직전 이천 대교 이은지의 동점골로 양팀은 1대1로 비겼지만, 월드컵 무대에서 2도움을 기록한 '치달(치고 달리기)' 강유미의 존재감은 빛났다.

강유미는 "왠지 골키퍼의 손을 맞고 나올 것같아서 세컨드볼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길 수 있었는데 너무 아쉽다. 정말 아쉽다"는 말을 반복했다. 스페인전 슈터링 역전골의 주인공 김수연 역시 측면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시차, 부상에 아랑곳하지 않고 맹렬하게 달렸다. 꿈의 무대, 월드컵을 경험하고 돌아온 WK리그 그라운드에서 그녀들의 플레이는 빛났다. 한단계 성장했다. 김수연, 강유미는 "월드컵에서의 경험이 동기부여가 된다. 앞으로 WK리그에 더 많은 팬들이 찾아와서 봐주셨으면 좋겠다. 좋은 플레이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강재순 화천 KSPO 감독은 돌아온 월드컵 태극낭자들의 활약에 만족감을 표했다. 이날 화천은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주전 3명을 내보내고, 김수연 강유미를 교체로 투입하며 선발라인업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힘든 상황에서 강팀 이천 대교를 상대로 선제골을 넣고, 원정에서 값진 승점 1점을 따낸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강유미와 김수연은 체력, 시차 문제도 있고 해서 후반에 교체투입했다. 월드컵에 나갔던 선수들이 자신감이 올라오고 성장해서 돌아왔다. 유미가 골까지 넣어줬다. 이제 '스타'가 되는 길을 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미소지었다.


이날 이천 대교에선 골키퍼 전민경과 센터백 심서연이 풀타임을 소화했다. 박남열 이천 대교 감독은 황보람에게 휴식을 부여했고, 후반 이은미를 교체투입했다. 캐나다월드컵 4경기 풀타임을 소화한 심서연은 올시즌 처음으로 WK리그 그라운드를 밟았다. 키프러스컵 직후 부상했고, 이후 2개월간 재활에만 전념했다. 심서연이 월드컵에서 맹활약할 수 있었던 데는 소속팀 이천 대교와 박 감독의 속깊은 배려가 있었다. 심서연은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후 팬들의 사인 요청, 사진 촬영 요청에 기쁘게 응했다. "시차 등으로 약간의 피로감은 있었지만, 팀을 위해 해야할 역할과 책임이 있기 때문에 열심히 최선을 다해 뛰었다"고 말했다. "이천은 내 고향이자 홈그라운드다. 이곳에서 나고 자라 축구를 배웠다. 홈그라운드에서 아버지 친구분, 동네 이웃들, 고향분들의 환대를 받으니 정말 기쁘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날 이천종합운동장에는 월드컵 16강을 축하하는 초중고, 소년소녀 팬들이 대거 몰렸다. 언니, 누나들의 경기를 지켜보며 환호했다. 경기장에는 이천 출신 태극낭자들의 쾌거를 축하하는 격문도 나붙었다. '이천 출신 황보람 심서연 조소현 이소담 선수 우리는 당신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최고였습니다.'
이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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