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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인천 징크스 '리턴매치' 대기록의 운명은?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5-06-16 16:19 | 최종수정 2015-06-17 08:14





기분 나쁜 징크스도 깰 수 있다?

포항과 인천이 '징크스' 리턴매치를 벌인다.

17일 열리는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6라운드 포항과 인천의 경기는 숨은 빅매치다.

먼저 포항이 바짝 달아올라 있다. 포항은 K리그 역대 대기록을 선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다시 잡았다.

32년을 맞은 K리그에서 울산과 함께 최다승(465승) 타이기록을 보유한 포항은 단독 최다승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지난 3일 뼈아픈 과정을 되풀하고 싶지 않다. 당시 464승으로 울산과 타이를 이루던 포항은 같은 날 경기를 치른 울산이 하위팀 부산에 예상밖으로 패하면서 대기록 코 앞까지 갔다. 하지만 '1강' 전북을 넘지 못했다. 전북은 당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로 인한 강행군 때문에 체력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라 '떠먹기 좋은 차려놓은 밥상'이란 얘기가 있었지만 포항이 밥상을 걷어찬 격이었다.

이후 포항과 울산은 나란히 1승을 추가하면서 달갑지 않은 타이기록 행진을 하는 중이다. 포항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포항의 발목을 잡았던 전북이 이제는 울산을 상대한다. 울산이 지긋지긋한 무승 사슬에서 탈출하기는 했지만 올 시즌 첫 대결(1대2 패)과 마찬가지로 전북을 넘기란 쉽지 않다는 중론이다. 전북은 A대표팀 차출 인원이 많아도 대체 자원이 탄탄하다.

반면 포항의 이번 상대는 인천이다. 리그 순위나 객관적인 전력상 부담스럽지 않은 상대다. 더구나 홈경기인데다, 인천이 최근 4경기 연속 무승(1무3패)으로 처진 상태라 K리그 역사에 이름을 먼저 올리는 쾌거를 자축하기 딱 좋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그래서 관전포인트다. 인천이 '남의 집 잔치 제물이 될 수 없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포항에게 인천은 껄끄러운 상대다. 지난 4월 25일 '인천의 저주'에 울었던 일을 잊을 수 없다. 당시 인천과 시즌 첫 대결을 한 포항은 2012년 인천축구전용경기장 개장 이후 인천 원정 무승 징크스를 깨고 싶었다. 하지만 티아고가 페널티킥을 실축하고 인천 수비의 강력한 저항을 넘지 못해 1대1로 비기면서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원정 4무2패의 성적표만 들고 돌아왔다. "이런 경기는 절대 패하지 말자"고 선수들을 독려했던 김도훈 인천 감독은 "기분좋은 징크스를 지켜서 좋다"고 했고, 황선홍 포항 감독은 "징크스를 깨고 싶었는데…"라며 아쉬움을 삼켰다.

한데 이번에는 정반대의 입장에서 리턴매치를 해야 한다. 인천은 2008년 3월 29일(2대1 승) 이후 7년째 포항 원정에서 3무5패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인천이 현재 갖고 있는 기분 나쁜 징크스 가운데 최장기간 기록이다. 올 시즌 첫 대결과 마찬가지로 포항이 이제는 포항의 저주를 각인시켜 주고 싶을 것이다.

이에 대해 인천은 "과거의 인천이 아니다"며 또다시 '이런 경기는 패하지 말자'는 다짐으로 나설 태세다. 믿는 구석이 있다. 인천은 최근 기분 나쁜 징크스를 연달아 격파했다. 지난달 17일 부산전(2대1 승)에서는 7경기 연속 부산 원정 무승(4무3패)의 사슬을 끊었다. 이에 앞서 9일 제주전(1대0 승)에서는 지독한 제주와의 홈경기 징크스도 훌훌 털어냈다. 이전까지만 해도 인천은 2005년 10월 5일 제주의 전신인 부천SK에 1대0으로 승리한 이후 10차례 홈경기에서 7무3패로 도무지 힘을 쓰지 못했다.

10년 묵은 제주와의 징크스도 깼으니 이번에는 포항을 제물로 7년산 악연을 털어내겠다는 것이다. 대기록 제물로 삼겠다는 포항, '도장깨기' 상대를 겨냥한 인천. 누가 웃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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