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구단급 지원받은 '학범슨' VS '봉동이장'에게 인정받은 '황새'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06-05 08:49


김학범 성남 감독. 성남=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시민구단 성남FC는 지난 시즌 가까스로 K리그 클래식에 잔류했다. 올 시즌 전 약체로 분류됐다. 기업구단도 힘들어하는 K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병행의 후폭풍이 예상됐다. 기우였다. 이정도면 '반전' 수준이다. ACL에선 시민구단 최초로 16강까지 올랐고, 클래식에선 7위(4일 현재)에 랭크돼 있다.

'학범슨' 김학범 성남 감독의 리더십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김 감독이 믿는 구석은 '베테랑'이다. 김두현(33) 김철호(32) 등 베테랑들에게 솔선수범을 강조하면서도 그만한 권한도 부여한다. 정작 그라운드 위에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이는 선수라는 기본 명제 때문이다. 5월 리그 4경기를 무패(2승2무)로 장식한 김 감독은 보상을 받았다. 4일 프로축구연맹이 선정한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데닐테일러 이달의 감독'이 됐다.

성남의 파워는 '돈'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성남의 구단 운영비는 시민구단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 규모는 기업구단 못지 않다. 지난해 120억원여를 지출했고, 올해는 더 늘어난 금액이 책정됐다. 시 지원금 70억원에다 ACL지원금 15억원이 추경됐고, 각종 기업으로부터 지역사회공헌을 위한 후원금으로 재원을 마련했다. 부산의 구단 운영비가 120~130억원 안팎인 점을 감안했을 때 성남은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있는 셈이다.


황선홍 포항 감독.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7일 성남과 충돌하는 황선홍 포항 감독은 '봉동이장' 최강희 전북 감독에게 인정받은 사령탑이다. 최 감독은 "감독은 연차가 쌓일수록 노하우가 생긴다. 지고, 이기기를 반복하면서 리그 운영에 대한 자신만의 눈이 생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황 감독은 리그 우승도 해봤고, '더블(한 시즌 리그와 FA컵 동시 우승)'도 달성해본 지도자다. 이런 것들은 황 감독에게 자산이 된다"고 했다. 또 "결국 지도자는 경험과 커리어가 만든다. 상황이 좋을 때는 표시가 나지 않지만, 좋지 않을 때나 라이벌전이 펼쳐질 때는 감독의 역량이 드러난다. 그런 면에서 황 감독에게는 여유가 느껴진다. 잘 한다"고 칭찬했다.

황 감독은 2007년 부산 지휘봉을 잡으면서 프로 사령탑에 올랐다. 날개는 2011년 포항으로 둥지를 옮기면서 활짝 폈다. 2012년 FA컵 우승 이후 2013년 리그와 FA컵 우승을 동시에 달성했다. 끊임없이 도전하는 지도자였다. 지난 2년간 외국인 공격수 없이도 '명장'으로 우뚝 섰다.

황 감독에게 성남전은 이번 시즌 터닝포인트다. 경기 내용을 압도하고도 전북과의 라이벌전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한 아쉬움을 성남전을 통해 풀고, 리그 우승 경쟁에 뛰어들겠다는 복안이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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