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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이어는 독배? 우승 감독, 2년 안에 떠난다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15-05-26 16:05


지난 5년간 챔스 우승을 차지한 감독들. ⓒESPN

유럽축구계에 몸담고 있는 감독이라면 누구나 '신들의 전쟁'이라 불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꿈꾼다. 하지만 챔스 우승이 소속팀에서의 '롱런'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UEFA 챔피언스리그가 총 32개팀으로 개편된 지난 2009-10시즌 이래 5시즌 동안 유럽 정상에 선 감독은 주제 무리뉴(인터밀란), 펩 과르디올라(바르셀로나), 로베르토 디 마테오(첼시), 유프 하인케스(바이에른 뮌헨), 카를로 안첼로티(레알 마드리드)다. 이들 중 챔스 우승 후 2시즌 이상 소속팀에서 버틴 감독은 단 1명도 없다.

무리뉴 감독은 인터밀란을 이끌고 트레블(3개 대회 우승)을 달성한 직후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으로 옮겼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2010-11시즌에도 챔스-라리가 더블을 달성했지만, 이듬해 무관에 그친 뒤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사임했다. 디 마테오 감독은 감독 대행 신분으로 출전한 챔스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했지만, 정작 정식 감독이 된 2012-13시즌에는 전반기도 끝나기 전에 경질됐다. 하인케스 감독은 트레블 달성 직후 은퇴를 선언했다.

안첼로티 감독은 지난 시즌 팀의 숙원이었던 챔스 10번째 우승(라 데시마)을 달성한 데 이어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까지 거머쥐며 더블을 이뤘다. 안첼로티 개인으로도 3번째 챔스 우승의 위업. 이번 시즌초 공식전 22연승을 달리며 국제축구연맹(FIFA) 역대 2위(1위 쿠리치바 24연승) 기록을 수립할 때만 해도 유임은 물론 연장계약설까지 등장했다.


챔스 우승 당시 안첼로티 감독. ⓒAFPBBNews = News1
하지만 이후의 부진이 문제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국왕컵 8강-챔스 4강-리그 2위에 그치며 '무관'이 됐고, 안첼로티 감독도 결국 챔스 우승 감독의 비운을 피하지 못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등 라이벌 팀에 약점을 보인 점도 경질 사유로 짐작된다.

이처럼 챔스 우승 감독들이 단명하는 이유는 목표를 이룬 감독 및 선수들의 동기부여 부족, 향후 성적에 대한 감독들의 압박감 등이 이유로 지목된다. 챔스 우승은 감독에게 평생의 명예지만, 벗기 힘든 굴레이기도 한 셈이다.

올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다음달 7일(한국 시각) 베를린에서 유벤투스와 바르셀로나의 맞대결로 치뤄진다.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와 루이스 엔리케, 두 감독의 향후 운명은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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