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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간 챔스 우승을 차지한 감독들. ⓒESP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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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축구계에 몸담고 있는 감독이라면 누구나 '신들의 전쟁'이라 불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꿈꾼다. 하지만 챔스 우승이 소속팀에서의 '롱런'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UEFA 챔피언스리그가 총 32개팀으로 개편된 지난 2009-10시즌 이래 5시즌 동안 유럽 정상에 선 감독은 주제 무리뉴(인터밀란), 펩 과르디올라(바르셀로나), 로베르토 디 마테오(첼시), 유프 하인케스(바이에른 뮌헨), 카를로 안첼로티(레알 마드리드)다. 이들 중 챔스 우승 후 2시즌 이상 소속팀에서 버틴 감독은 단 1명도 없다.
무리뉴 감독은 인터밀란을 이끌고 트레블(3개 대회 우승)을 달성한 직후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으로 옮겼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2010-11시즌에도 챔스-라리가 더블을 달성했지만, 이듬해 무관에 그친 뒤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사임했다. 디 마테오 감독은 감독 대행 신분으로 출전한 챔스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했지만, 정작 정식 감독이 된 2012-13시즌에는 전반기도 끝나기 전에 경질됐다. 하인케스 감독은 트레블 달성 직후 은퇴를 선언했다.
안첼로티 감독은 지난 시즌 팀의 숙원이었던 챔스 10번째 우승(라 데시마)을 달성한 데 이어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까지 거머쥐며 더블을 이뤘다. 안첼로티 개인으로도 3번째 챔스 우승의 위업. 이번 시즌초 공식전 22연승을 달리며 국제축구연맹(FIFA) 역대 2위(1위 쿠리치바 24연승) 기록을 수립할 때만 해도 유임은 물론 연장계약설까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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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스 우승 당시 안첼로티 감독. ⓒAFPBBNews = 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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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후의 부진이 문제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국왕컵 8강-챔스 4강-리그 2위에 그치며 '무관'이 됐고, 안첼로티 감독도 결국 챔스 우승 감독의 비운을 피하지 못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등 라이벌 팀에 약점을 보인 점도 경질 사유로 짐작된다.
이처럼 챔스 우승 감독들이 단명하는 이유는 목표를 이룬 감독 및 선수들의 동기부여 부족, 향후 성적에 대한 감독들의 압박감 등이 이유로 지목된다. 챔스 우승은 감독에게 평생의 명예지만, 벗기 힘든 굴레이기도 한 셈이다.
올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다음달 7일(한국 시각) 베를린에서 유벤투스와 바르셀로나의 맞대결로 치뤄진다.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와 루이스 엔리케, 두 감독의 향후 운명은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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