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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우한 어린이를 돕겠다."
박경훈 전 제주 감독은 "관중 2만명이 넘으면 오렌지색으로 머리를 염색하겠다"고 했다. 제주는 전시, 의리 컨셉트 등 다양한 이벤트로 관중 2만명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마침내 그 벽이 무너졌다. 5일 울산전이 열린 제주월드컵경기장에는 무려 2만13명의 관중이 찾았다. 웃고 있었지만, 조성환 감독의 머리가 복잡해졌다. 조 감독은 시즌 개막 전 2만명이 넘으면 박 전 감독과 함께 염색을 한다고 했다. 조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번복 아닌 번복을 해야겠다. 우리 선수들이 보여줄 부분은 대신 나서고, 나는 불우한 어린이를 돕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했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동점골을 뽑은 강수일과 역전골의 윤빛가람이었다. 조 감독은 "강수일은 포항에서 임대생활하면서 많이 성숙해졌다. 출전기회가 많아지며 기량적으로 좋아졌다. 윤빛가람도 마찬가지다. 생각적인 부분에서 변화가 생기며 행동의 변화가 왔다. 좋은 경기를 하면서 중요한 골까지 넣게됐다. 분명한 것은 강수일이나 윤빛가람 모두 하고자하는 의욕이 작년과 달라졌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좋은 경기를 하고도 득점에 실패하고 있는 로페즈에 대해서는 "외국인선수 2명을 영입하며 득점에 대한 기대를 했다. 터키훈련이나 실전을 통해서 살펴본 로페즈는 그렇게 득점력이 뛰어난 선수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본인이 득점에 대한 스트레스를 덜 받는게 인상적이었다. 로페즈가 낙천적이다. 본인이 직접 득점을 하지 않더라도 골을 만들 수 있는 선수다. 다른 루트 찾을 수 있다. 조만간 득점도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주장 오반석이 부상으로 교체아웃됐다. 조 감독은 "문제가 생겼다. 오반석이 타박을 입었는데 같은 부위만 2~3번 타박을 입었다. 자고 일어나면 더 심해질 것 같다. 다른 방안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제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