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감독 '박주영 플랜 A' 딜레마, 조성환 감독은 '도발'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5-04-02 16:11 | 최종수정 2015-04-03 07:42


7년만에 친정팀 FC서울로 돌아온 박주영이 11일 오후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진행된 팀의 훈련에 합류했다. 박주영이 동료들과 함께 훈련을 펼치고 있다.
2005년 서울에서 프로에 데뷔한 박주영은 2008년 8월 프랑스 리그의 AS모나코로 이적했고 아스널(잉글랜드), 셀타비고(스페인), 왓포드(잉글랜드 2부), 알 샤밥(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활약했다. 박주영은 FC서울과 계약기간 3년, 등번호 91번을 달고 그라운드를 달리게 된다.
구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3.11/

배수진을 친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플랜 A를 그리고 있다. 하지만 플랜 B를 가동할 가능성도 있다.

플랜 A의 핵은 박주영(30)이다. 박주영의 K리그 복귀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서울은 4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제주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4라운드다. 서울은 3연패의 늪에 빠져 있다. 울산(0대2 패), 전북(1대2 패), 포항(1대2 패)에 덜미를 잡혔다. 최 감독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라며 반전을 꿈꾸고 있다.

키워드는 박주영이다. 최 감독은 2일 "박주영은 국제이적동의서(ITC)가 오면 선발이든, 교체든 투입할 생각"이라고 공언했다. 그리고 "(ITC 도착)예상 일수는 하루 이틀 지난 상황이다. 그러나 곧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은 갖고 있다"고 밝혔다. 박주영은 현재 프로축구연맹에 '가등록'된 상황이다. ITC를 기다리고 있다. 4일 오전에라도 ITC가 발급되면 박주영은 복귀전을 치를 수 있다. 서울은 늦어도 3일에는 ITC가 발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 감독은 "박주영의 컨디션은 70% 정도"라고 했지만 믿음은 확고하다. "주영이는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투입시킬 계획이다. 아무래도 골 결정력에 문제가 있었다. 박스 안에서 넣어 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서울은 K리그 3경기에서 2득점에 불과하다. 그리고 "실전하고 다르지만 지난 연습경기에서 봤는데 빠른 판단으로 깜짝 놀랄만한 장면을 만들었다. 몰리나의 예상치 못한 좋은 패스를 주영이가 잘 찾아 들어가더라. 이런 상황들이 몰리나를 통해서 많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 데얀도 몰리나의 패스 타이밍, 움직임을 보고 하는 패스 능력으로 혜택을 누렸다. 주영이도 그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주영은 지난달 29일 동국대와의 연습경기에서 1골을 터트렸다. 빈공간을 파고들어 몰리나의 패스를 받은 후 반박자 빠른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동료들도 기대치가 높다. 1도움을 추가하면 K리그 최소 경기 '60(골)-60(도움)'을 달성하게 되는 몰리나는 "팬들의 기대가 많은 것처럼 선수들도 그렇다. 박주영의 능력을 잘 알고 있다. 주영이가 빨리 경기에 뛰길 기다리고 있다. 골을 잘 넣는 선수다 보니 콤비네이션 플레이가 기대된다. 어시스트를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다. ITC가 빨리 오면 좋겠다"고 했다. 몰리나는 K리그 통산 177경기에 출전, 64골-59도움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인천에서 새롭게 둥지를 튼 이석현도 "워낙 좋은 선수다. 걱정없이 조화가 잘 이뤄지고 있다. 빨리 경기에 나섰으며 한다. 주영이 형이 경기에 나선다면 상대에 많은 부담이 될 것이다. 덩달아 동료들에게 찬스도 많이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에 하나 ITC 발급이 늦어지면 박주영의 복귀전은 연기될 수도 있다. 최 감독은 "자칫 어떻게 될지 모르니 플랜 B도 준비하고 있다"며 "공격수 김현성 정조국 윤주태가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다. (ITC 발급이)잘못됐을 때는 다른 옵션들을 활용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은 제주의 천적이다. 2008년 8월 27일 이후 제주전 21경기 연속 무패(13승8무)를 질주하고 있다. 연패 사슬을 끊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무패 행진을 이어가야 한다. 최 감독은 "제주전을 계기로 다시 도약하겠다. (플랜 A,B를 떠나)제주전에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반드시 이길 수 있게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 시즌 제주의 지휘봉을 잡은 조성환 감독도 정면충돌을 예고했다. 그는 "박주영이 뛰든, 메시가 뛰든 우리 축구를 할 것이다. 박주영이 좋은 선수지만 박주영 때문에 우리의 틀을 바꿀 생각은 없다. 우리 포백 라인이 충분히 막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선수들도 서울전 징크스를 깨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래서인지 A매치 휴식기 동안 안 올라가고 제주에 남아 있더라. 서울 징크스는 박경훈 전 감독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한이다. 무조건 이길 것"이라고 맞불을 놓았다. 상암벌은 과연 어떤 그림으로 채워질까. 화제만발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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