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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2015년 호주아시안컵을 한 단어로 정의했다. '실수'였다.
첫 경기였던 오만전(1월 10일·1대0 승)은 '문전앞 25m 지점에서 기술과 적극성, 창의력이 더 필요'였다. 쿠웨이트전(1월 13일·1대0 승)은 '기술적인 실수로 많은 역습 찬스 무산'으로 정리했다. 호주와의 조별리그 3차전(1월 17일·1대0 승)은 '볼을 뺏은 후 우리 실수로 뺏겨 수비에 많은 어려움'이라 썼다.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1월 22일·2대0 승)에 대한 자평은 '지속적으로 수비조직력에만 의존'이었다. 4강전이었던 이라크전(1월 26일·2대0 승)에 대해서는 '실수 때문에 상대에게 결정적인 기회를 헌납'이라고 평가했다. 호주와의 결승전(1월 31일·1대2 패)을 끝낸 뒤에는 '잘한 팀이 승리하지 않았다. 실수를 더 많이 한 팀이 졌다'고 썼다.
아시안컵을 통해 보완해야 할 단점은 '역습 실수'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상대방의 볼을 뺏은 뒤 역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뺏자마자 바로 뺏기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실수에 대한 원인은 3가지로 진단했다.
물론 아시안컵에서 잘했던 부분도 밝혔다. 역시 3가지였다. 첫번째는 '규율'이었다. 두번째는 '조직력'이었다. 이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이 강한 집중력을 발휘해 전술적인 조직력이 잘 됐다. 특히 수비조직력이 좋았다"고 칭찬했다. 마지막 장점은 '투지'였다. "미드필더들이 투지를 발휘해 앞선에서 볼을 저지했다"고 말한 슈틸리케 감독은 "이를 바탕으로 해서 전술적인 조직력이 좋았다"고 칭찬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마지막으로 '축구는 복잡하다'는 화두를 던졌다.
이정협과 오만전을 예로 들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을 선발한 이유는 단 하나다. 우리 수비진이 볼을 뺏었을 때 이정협은 상대 수비 뒷공간을 노리는 '직선적 움직임'이 뛰어났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런 움직임은 상대 수비수와 우리팀 동료들을 함께 보면서 해야 한다. 이정협은 영리했다"고 말했다.
오만전 영상을 틀어놓고서는 A대표팀 선수들의 영리함을 칭찬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오만은 나인백이나 텐백에 가까울 정도로 밀집 수비 후 역습 전술로 일관했다"며 "이 때 우리 선수들이 얼마나 영리하게 경기를 펼쳐 승리했다. 축구는 테크닉과 멘탈(정신력), 피지컬(체력) 등 모든 변수들을 짧은 순간에 판단해야 하는 복잡한 경기다. 상황판단을 잘해야 좋은 선수가 된다"고 강조했다.
파주=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