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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했다' 대체-교체카드, 수원 ACL 3년5개월만 첫승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5-02-25 21:30


2년만에 아시아 무대에 나선 서정원 수원 감독의 출사표는 강렬했다. "두 번 실패는 없다." 2년 전 아픔이 컸다. 서 감독은 수원의 지휘봉을 잡은 첫 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에서 1승도 올리지 못하고 최하위로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J리그 가시와 레이솔에 안방에서 2대6으로 참패하는 굴욕도 맛봤다.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 준우승을 거둔 수원은 2015년 ACL 무대에서 설욕을 별렀다. 서 감독은 24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2년 전에 처음 출전한 ACL에서 쓴맛을 봤다. 두 번의 실패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감독의 다짐은 수원 선수들에게 강렬하게 전달됐다. 수원이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라와 레즈(일본)와의 ACL 조별리그 G조 1차전에서 2대1로 역전승을 거뒀다. 주전 3명의 공백은 똘똘 뭉친 수원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수원은 우라와전에 골키퍼 정성룡과 공격수 카이오, 미드필더 오장은을 투입하지 못했다. 정성룡은 우라와전을 앞둔 지난 21일 팀 훈련 도중 오른 무릎 내측 인대를 다쳤다. 4주의 진단을 받았다. 지난 시즌 전북에서 활약했던 외국인 공격수 카이오는 스페인 말라가 전지훈련에 뒤늦게 합류했지만 감기 몸살에 걸려 정상 컨디션을 되찾지 못했다. 결국 시즌 첫 경기에 결장했다. 전지훈련지에서 무릎을 다친 오장은 역시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그러나 대체 선수들이 투혼으로 이들의 공백을 메웠다. 정성룡 대신 골키퍼 장갑은 2년차 '신예' 노동건이 꼈다. 수원이 공격을 주도해 실점 위기가 많지 않았지만 노동건은 한 차례 실수를 제외하고 안정적으로 경기를 소화했다. 최전방 공격진을 고민하던 서 감독은 지난해 부진했던 정대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정대세는 전반에만 네 차례나 강력한 슈팅을 기록하며 수원의 공격을 주도했다. 골 결정력 부족으로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했지만 도움으로 화답했다. 후반 10분 정대세는 오른 측면으로 오버래핑에 나선 오범석에게 볼을 내줬다. 오범석의 크로스가 우라와 골키퍼의 키를 넘어 골망을 흔들면서 정대세가 도움을 기록하게 됐다. 서 감독의 승부수도 통했다. 후반 17분 '득점왕' 산토스를 빼고 레오를 투입했다. 레오는 무승부로 끝날 것 같던 경기를 승리로 바꿔 놓았다. 후반 42분 레오는 염기훈의 프리킥을 헤딩골로 연결해 'K리그 데뷔전-결승골'의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로써 수원은 2011년 9월 ACL에서 마지막 승리를 따낸 이후 3년5개월 만에 감격적인 승리를 따냈다.

출발이 산뜻했다. 2년 만에 나선 ACL 무대 첫 경기부터 승리를 낚은 수원은 조별리그 2연승에 도전한다. 수원은 다음달 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베이징 궈안과의 조별리그 2차전을 위해 2일 중국 원정길에 나선다. 5일에 귀국해 다시 3일 만에 K리그 클래식 포항과의 개막전에 나서는 강행군을 이어간다.
수원=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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