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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향한 신태용호가 본격 출항했다.
신태용 감독은 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갑작스럽게 올림픽팀을 맡게 돼 얼떨떨하지만 열심히 하겠다. 당장 올림픽 성적을 운운하는 것보다 3월에 있을 1차 예선부터 잘 치를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신 감독의 마음 역시 가볍지 않았다. 그는 "이광종 감독님이 전임 지도자를 20년 가까이 하시면서 유소년을 키워내셨다. 나보다 연륜도 많으시고, 리우올림픽에서 좋은 결실을 맺으셔야 하는데 좋지 않은 일이 생겼다. 축구 후배로 가슴이 아프다"면서 " 올림픽대표팀을 단 1%도 생각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축구계에서 나를 원하면 받아들이는게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이광종 감독님을 위해서라도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신 감독이 만들어갈 올림픽대표팀의 축구는 '즐기면서 이기는 축구'다. 신 감독은 "즐겁고 재미있게 이기는 축구를 하겠따. 선수들과 소통을 많이 하면서 화합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개인이 희생해서 팀이 하나로 되는 모습을 보이면 이기는 축구를 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신태용호는 3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2015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예선전에 나선다. 조별리그 1위 10팀과 2위 5개팀이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2016년 U-23 챔피언십 본선에 출전한다. U-23챔피언십은 2016년 올림픽 출전권을 위한 아시아지역 예선을 겸하고 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 기자회견 전문
-대표팀 코치직 대신 올림픽 감독을 선택한 배경은?
올림픽팀에 대해서 단 1%도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님 오시면서 잘 보좌해서 월드컵을 진출해 좋은 성적을 내는게 목표였다. 생각하고 있지 않다가 아시안컵 결승 끝나고 이용수 기술위원장님이 결승전 끝나고 처음으로 이광종 감독님의 몸상태에 얘기를 하셨다. 백혈병 얘기를 안하시고 올림픽팀이 안 좋은 상황인데 맡아줄 수 있냐고 하시면서 고민해보라고 하셨다. 비행기에서 오는 내내 고민을 했다. 편안한 길을 갈수도 있지만, 지금 상황이 축구계 선배들이 나를 원하면 받아들이는게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올림픽팀을 한번 맡아봐야 겠다고 결심했다.
-올림픽대표팀 선수 파악은?
올림픽팀에 있는 선수들을 잘 모른다. 선수들부터 파악하는게 중요하다. 그래서 오자마자 태국에 가서 선수 파악을 했다.
-A대표팀 코치 경험이 어떤 도움이 될 것인가
A대표팀에 코치로 있다보니 슈틸리케 감독이 어떤 흐름으로 가지고 갈것인지 잘 안다. 감독님의 생각을 많이 파악했다. 올림픽팀에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직접 건의할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님도 올림픽팀에 필요한 일이 있으면 적극 도울 것이다. 상생의 길로 같이 발전할 것이다.
-선수들 분위기 수습 방법은?
이번에 느낀 점은 선수들이 착하다는 것이다. 관여를 하지 않았지만, 선수들에게 인사를 하고 경기를 지켜봤다. 한국 미디어에서 킹스컵을 중계하지 않았지만 선수들이 태국 관중들에게 큰 절도 하고 인사도 했다. 우승 트로피를 앞에 두고 이광종 감독님이 빠르게 쾌차할 수 있도록 큰절을 했다. 우승 트로피를 이 감독님께 바쳤다. 선수들이 착하다. 하지만 경기장 안에서 착한 모습보다 더 강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선수들에게 '좋은 성적을 내야 이 감독님을 위한 길'이라고 얘기했다. 3월에 소집했을때는 지금보다 더 즐기는 축구를 하겠다. 창의적인 부분을 보일 수 있도록 만들어가겠다. 이를 위해 선수들이 웃으면서, 즐기고 집중할 수 있는 모습을 원한다. 3월 첫 소집에서 예전 모습보다 더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선수들을 만들어 갈 것이다.
-남은 기간 어떤 과정으로 팀을 만들어 갈것인가.
이광종 감독님께서 올림픽에 나가기 위해서 몇년 계획을 다 짜놓으셨다. 코칭스태프와 태국에서 회의하면서 인지했다. 3월 1차 예선이 가장 중요하다. 이기고 나면 2016년 1월에 본선이 있어 시간이 있다. 그 중간에 선수 소집과, 초청경기, 합숙훈련을 통해 선수를 파악하고 내 색깔을 입히겠다.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내 부담이 클 것이다.
런던올림픽에서 아시아 중 일본 다음으로 동메달을 따냈다. 쉽지 않은 성과다. 그 다음 감독이 힘들것이라 생각했는데 내가 될 줄 몰랐다. 이번 목표를 8강 혹은 동메달이라고 아직 생각은 하지 못했다. 본선 출전권을 따내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 예전보다 올림픽 본선 진출이 더 힘들다. 3월 1차 관문 통과가 우선이다.
-킹스컵을 통해 본 올림픽대표팀의 가능성은?
실질적으로 안에 들어가서 가르쳐보지 않았다. 밖에서만 봤다. 선수들에게 심적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다가가지 않았다. 강한 개성을 갖고 있는 선수가 거의 없다. 소속팀과 올림픽대표팀이 연계가 잘 되어야 하지만, 장점을 잘 보여줄 수 있도록 개성을 보여줘야 한다. 기죽지 않고 장점을 운동장에서 많이 발휘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내 축구색깔을 입힐 수 있다. 지금 선수들이 못하지도 않고 잘하지도 않는다. 강한 인상을 주는 선수가 없어서 만들어가야 한다.
-선수 풀을 넓게 가져갈 것인가.
내년에 최종예선은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 3월 1차 예선에서 30~35명의 선수리스트를 보고 받고 직접 눈으로 확인할 생각이다. 그 후에 최종명단을 발표할 것이다. 모든 선수를 다 볼 여유는 없다. 대학선수권을 보고, 기존에 있는 코치진과 이광종 감독이 갖고 있던 리스트를 보고 최종 선수 명단을 들고 인도네시아로 갈 것이다.
-신태용 축구의 색깔은?
즐겁고 재미있게 이기는 축구다. 선수들과 소통을 많이 하면서 운동장에서 화합된 모습, 개개인이 희생해 팀이 하나로 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기는 축구를 하고 싶다. 젊은 친구들이 하고자하는 의욕, 모습은 보기 좋았다. 킹스컵에서 힘든 상황에서도 1분이라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며 자신감을 얻었다. 선수들 훈련할 때나 경기할 때 모습을 보며 내가 어떤 부분을 잘 입히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수비진들이 파워풀하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점하지 않고 1골만 넣어도 이길 수 있는 경기, 많은 득점으로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할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 보좌하면서 느낀점은?
슈틸리케 감독은 소통을 중요시한다, 귀를 열고 코치, 선수들과 많은 대화를 한 뒤 결정을 내린다.
-코치진 구성은?
코치진들은 기존 코치를 그대로 간다. 지금 현재 코치들의 계약 기간은 모른다. 이광종 감독님이 힘들게 병마와 싸우고 계신데, 내가 왔다고 해서 모든걸 바꾸는것보다 현재 코치들에게 내가 많은 도움을 받아야 한다.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이 해준 덕담은?
슈틸리케 감독님께 보고를 못드렸다. 비행기 타고 오면서 이용수 위원장님께 생각해보겠다고 얘기를 하고, 헤어지고 난 뒤 태국을 다녀오라고 했다. 결정까지 많이 고민하느라 슈틸리케 감독께 보고 못하고 전화 통화만 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영전을 축하한다'고 했다. '네가 저녁을 사라. 와인 한잔 하자'고 했다.
-올림픽 본선 진출 가능성은
예전보다 훨씬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한다. 8개 팀이 3장을 가지고 각축할 것이다. 나 또한 토너먼트 경험이 많다. 아시안컵 경험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우승 여부는 장담 못하지만 3위안에 들어서 올림픽에는 꼭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런던에서 동메달을 땄는데 다음 올림픽에서 본선에 못나가면 축구계에 실망을 줄 것이다. 준비를 잘 할 것이다.
-9~10월 A매치 평가전 선수 선발에서 코치진이 어떤 역할을 했나?
나뿐만 아니라 박건하 김봉수 코치가 많은 도움을 줬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가 올림픽 코치들에게 도움을 받아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님이 한국에서 와서 비디오를 보고 모두 파악하셔도 선수들 장단점까지 모두 보기 힘들다. 그래서 당시 같이한 코칭스태프가 슈틸리케 감독에게 도움을 준 건 사실이다. 모든 선발 권한은 감독님이 갖고 있었다. 우리는 선수들의 장단점만 감독님께 말씀드렸다.
-올림픽 감독으로 세리머니 및 이벤트 계획은?
그때는 내가 뭘 모르고 철없을 때 한 것이다. 특별한 이벤트는 없을 것이다. 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 딴다면 깜짝 쇼를 할 수도 있지만, 그 전에는 그런것이 없을 것이다. 3월 초에 선수들 소집훈련하며 차츰 준비하겠다.
-스스로 본 지도자 신태용은?
요즘 코치를 하면서 많이 팔풀이라고 하나, 분위기메이커를 했다. 먼저 다다가서 선수 눈높이보다 낮게 행동했다. 이제 감독이기 때문에 위엄을 갖고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줘야 한다. 선수들을 휘어잡는게 아니라 선수들에게 필요한 걸 주면서 끌어가야 한다.
-본선행을 다툴 8개국 경쟁 상대는?
한국 일본 중국 북한 우즈베키스탄이다. 우즈베키스탄은 태국 A대표팀을 농락하더라. 복병이다. 중동의 22세 이하 대표팀이 힘들어했던 이라크, UAE, 이란 등 8개팀이 힘들게 경쟁할 것이다. 홈텃새를 안고 있는 카타르 역시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