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틈 없었던 슈틸리케 감독, 3주 재충전 갖는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02-02 17:51 | 최종수정 2015-02-03 07:06


ⓒAFPBBNews = News1

쉴 틈이 없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61)은 지난해 9월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선수 파악에 전념했다. A매치가 10월과 11월 나란히 두 차례씩 마련돼 있었고, 2015년 1월 호주아시안컵이 예정돼 있었다. 3개월 안에 국내에서 벌어지는 경기를 가능한 많이 봐야 한국 축구의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게 슈틸리케 감독의 생각이었다.

K리그 현장에서 답을 찾으려고 노력했던 그였다. 그가 가졌던 선수 발탁의 철학은 '제로 베이스'였다. 선입견 없이 재능있는 선수를 보려고 했다. K리그 첫 관전은 지난해 9월 10일 수원-울산의 K리그 클래식 경기였다. 슈틸리케 감독의 눈은 K리그 클래식에만 고정되지 않았다. 시야을 넓혔다. 챌린지(2부 리그)와 대학 등 아마추어 무대에서도 숨겨진 보석을 찾으려고 애썼다. 지난해 10월 18일에는 대전-안양의 챌린지 경기를 지켜봤다. 주말도 반납했다.

11월부터는 정통파 타깃형 스트라이커 찾기가 슈틸리케 감독의 화두였다. 이동국(36·전북)과 김신욱(27·울산) 등 간판 타깃형 스트라이커가 부상이었다. 중동 원정 2연전에선 박주영(30·알샤밥)도 불러 지켜봤다. 슈틸리케 감독이 K리그 현장을 더 열심히 찾았던 이유다. 특히 10월 22일 상주-서울의 FA컵 준결승전에서 이정협(24·상주)에게 마음을 빼앗긴 뒤 이후 상주 경기는 4차례 더 지켜봤다.

빡빡한 스케줄은 계속 이어졌다. 12월 중순부터 K리거와 중국, 일본 J리거를 소집해 제주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변덕스러운 날씨 속에서도 슈틸리케 감독은 호주아시안컵 초석을 다지는 작업을 이어갔다.

1월에는 결전에 돌입했다. 호주아시안컵에 출전했다. 35일간 호주의 5개 개최도시(캔버라, 브리즈번, 멜버른, 뉴캐슬, 시드니)를 모두 돌아다니며 경기를 치르고, 전력탐색을 했다. 선수들에게 자율 휴식을 부여하고, 자신은 다음 경기에서 맞붙을 상대를 분석하기 위해 비행기와 자동차로 이동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이런 노력 덕분에 한국 축구는 환희를 맛봤다. 비록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의 한은 풀지 못했지만, 값진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의 아픔을 치유했다.

열심히 일했다. 이젠 슈틸리케 감독에게도 재충전의 시간이 주어진다. 이번 주 가벼운 기자회견을 갖고 다음 주 스페인으로 떠난다. 호주로 출국하기 전 아내를 먼저 스페인으로 보낸 슈틸리케 감독이었다. 이후 다음달 7일 K리그 클래식이 열리기 전 귀국할 예정이다.


귀국 후에는 K리그에 더 큰 관심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3월 두 차례 A매치를 통해 경기력을 점검하는 슈틸리케호는 6월부터 월드컵 2차 예선을 시작한다. 2차 예선에선 약체와 붙을 가능성이 커 국내파 중심의 파격적인 운영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번 대회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슈틸리케 감독의 시계는 계속 돌아간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