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실점 신화는 일구지 못했다. 그러나 그가 보여준 새로운 가능성은 박수 받아 마땅했다.
당초 김진현이 슈틸리케호의 안방마님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정성룡(30·수원) 김승규(25·울산) 양대산맥이 버티고 있었다. 그동안 정성룡-김승규의 경쟁 속에 김진현이 설 자리는 없었다. 하지만 슈틸리케호에서 색깔이 바뀌었다. 김진현은 슈틸리케 감독 취임 후 당당히 선발 라인업으로 도약하면서 가능성을 알렸다. 오만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도 주전으로 나서며 넘버1 등극을 알렸다. 오만전 경기 종료 직전 신들린 선방, 호주전과 우즈베키스탄전의 슈퍼세이브로 그라운드를 수놓았다. 이라크전 후반전에 실수를 연발하며 불안감을 남기기도 했지만, 호주전에서 부진을 만회하려는 듯 몸을 사리지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승리의 여신은 김진현에게 미소를 짓지 않았다.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김진현의 향후 행보엔 힘이 실릴 전망이다.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기량은 정성룡-김승규를 넘어서기에 충분했다. 다가오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1인자로 경쟁자들의 도전을 받을 전망이다. 바야흐로 김진현의 시대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