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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컵]실점은 운명, 슈틸리케호 실점 이후가 중요하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01-28 05:14 | 최종수정 2015-01-28 05:24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 ⓒAFPBBNews = News1

이제 2015년 호주아시안컵이 마지막 한 경기만을 남겨뒀다. 결승전이다.

한국은 27년 만의 결승 무대를 밟는다. 슈틸리케호는 26일(이하 한국시각) 이라크를 2대0으로 꺾었다. 이정협(24·상주)의 결승골과 김영권(25·광저우 헝다)의 쐐기골이 터졌다.

인상적인 것은 6경기 연속 무실점이라는 점이다.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2대0 승)을 포함해 조별리그 3경기, 8강, 4강 등 총 6경기에서 무실점 행진을 펼쳤다. 부상, 줄감기 등 많은 변수에 사로잡혔던 슈틸리케호다. 수비수들의 변화도 잦았다. 조별리그에선 중앙 수비조합이 매 경기 바뀌었다. 수비 조합은 8강부터 안정을 찾은 모습이다. 4강에선 전략적으로 김창수(30·가시와)와 차두리(35·서울)만 바뀌었을 뿐 나머지 얼굴은 그대로였다.

슈틸리케호의 무실점 전승 우승은 가능할까. 가능성은 존재한다. 그러나 미약하다. 결승에선 조별리그와 다른 호주를 만나게 된다. 호주는 당시 팀 케이힐, 마일 예디낙, 로비 크루스 등 핵심 선수들을 벤치에 앉혀뒀다. 그러나 결승전에선 '완전체' 호주를 상대할 전망이다. 호주는 공격의 파괴력이 좋다. 조별리그 3경기(8골)에 이어 8강과 4강에서 2경기 연속 2대0 승리를 거두면서 총 5경기에서 12골을 뽑아냈다. 경기당 평균 2.4골이다. 팀 선수 가운데 10명이 득점에 가담하면서 득점 루트의 다양화를 자랑했다.

실점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슈틸리케호는 승리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실점 이후 빠른 조직력 회복이다. 슈틸리케 감독도 이 점을 강조했다. 그는 "(결승전 무실점은) 우리가 원하는 바다. 이라크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실점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리 실점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실점한 적이 없어 실점하면 허둥대다가 질 수도 있다. 실점에 대응하는 능력을 키우자는 주문을 했다. 우리가 앞으로도 1년, 2년 동안 계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갈 수는 없다. 대응력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좋은 예가 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알제리전을 떠올려보자. 실점 이후 좀처럼 팀이 정비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골을 넣어야 한다는 마음만 앞섰다. 조직력이 깨질 수밖에 없었다. 한 번에 와르르 무너졌다. 전반 26분 첫 골을 허용한 뒤 12분 만에 두 골을 더 내줬다. 당시 전문가들은 "당시 실점 이후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 분위기를 다잡아줬어야 했는데 그럴만한 선수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박지성(34·은퇴)의 합류 불발을 아쉬워한 이유다.

이번에는 다르다. 신구조화가 제대로 이뤄진 모습이다. '캡틴' 기성용(26·스완지시티)을 중심으로 젊은 선수들은 경험이 더해졌다. 여기에 '차미네이터' 차두리와 곽태휘(34·알힐랄)가 든든하게 뒤를 버티고 있다.

시드니(호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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