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마지막까지 생존했다. 일본은 8강에서 멈췄다.
한국이 우세한 이유는 뭘까. 그는 K리그가 그 해답을 갖고 있다고 했다. "한국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격돌할 수원 삼성을 비롯해 FC서울, 전북 현대 등 강팀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전에는 외국인 선수에 의존해 팀을 만들었지만 최근에는 변화하고 있다. 자국 선수를 핵심으로 경험을 쌓게 해 실력을 키우면서 대표팀의 전력 강화로 이어졌다. 대표팀이 강해진 데에는 한국 축구의 노력이 있었다." 지난해 J리그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우라와는 올해 ACL에서 수원과 함께 G조에 포진해 있다.
그럴만한 부러움이다. 예산 삭감에다 주축 선수들의 해외 진출은 K리그의 어두운 그림자다. 하지만 그 속에서 또 다른 출구도 찾고 있다. ACL이 거울이다. K리그는 아시아 무대에서 절대 강자로 대우받고 있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회 연속 ACL 결승 무대에 올랐다. 2009년 포항, 2010년 성남, 2012년 울산이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2011년 전북, 2013년 FC서울은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FC서울이 4강까지 올랐다. 반면 J리그는 번번이 조별리그와 16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J리그 팀들의 최고 성적은 16강이었다. 마지막으로 ACL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08년(감바 오사카)이었다.
전부가 아니다. 눈을 좀 더 돌리면 얘기는 달라진다. 예전에는 학원 축구에서 곧바로 해외 진출하는 경향이 대세였다. 최근에는 K리그에서 검증받은 선수들의 해외진출이 늘고 있다. 기성용(스완지시티) 이청용(볼턴) 구자철(마인츠) 곽태휘(알 힐랄) 이근호(엘 자이시) 이명주(알 아인) 김창수(가시와) 김주영(상하이 둥야) 등 8명은 K리그를 거쳐 해외로 둥지를 옮겼다. 일리가 있는 페트로비치 감독의 분석이다.
그러나 정작 우리는 어떨까. '아시안컵 결승 진출=K리그의 힘', 등식은 성립되지 않는다. 여전히 K리그는 찬밥신세고, 내부의 시선도 차갑다. J리그와 비교하면 더 초라하다. 지난해 J리그의 평균 관중은 1만7240명이었다. 가장 인기 있는 우리와의 평균 관중은 무려 3만5516명이었다. 반면 K리그의 지난해 평균 관중은 7905명에 불과했다. 평균 관중이 2만명을 넘은 구단은 단 한 팀도 없다. 평균 관중 1위 수원의 관중수는 1만9608명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매 라운드 K리그 경기장을 찾는다. 관중수는 늘 불만이다. "한국이 무려 27년 만의 결승에 진출했다. 큰 의미가 있겠지만 그래도 발전하려면 계속 노력해야 한다. 우승을 하더라도 더 노력해야 한다." 26일 결승에 오른 후 슈틸리케 감독의 소감이다. 여러가지 의미가 내재돼 있지만 K리그의 발전도 한 부분이다.
아시안컵 우승까지는 단 한 고개만 남았다. 정상을 밟을 수도, 또 다시 4년 후를 기약할 수도 있다. 결과를 떠나 뿌리를 먼저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K리그는 한국 축구의 텃밭이다. 제2의 이정협, 즉 새로운 얼굴의 탄생을 바란다면 K리그가 제대로 대우를 받아야 한다.
다음달 ACL이 먼저 시작된다. 2015년 K리그 클래식은 3월 7일 개막된다. 한국 축구의 선순환 구조는 K리그가 출발점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시안컵을 통해 K리그의 매력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다.
스포츠 2팀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