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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컵]슈틸리케 호주 꼼꼼 분석, '점유율 축구'로 맞불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01-27 20:40 | 최종수정 2015-01-28 05:17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

2015년 호주아시안컵 결승전 상대가 결정됐다.

개최국 호주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61)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한국은 31일 오후 6시(이하 한국시각) 대회 결승전에서 호주와 맞닥뜨린다. 무대는 호주 시드니의 호주스타디움이다.

호주는 27일뉴캐슬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아랍에미리트(UAE)와의 4강전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일찌감치 승부가 갈렸다. 호주는 경기 시작 3분 만에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수 세인즈버리가 헤딩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14분 두 번째 골이자 쐐기골이 터졌다. 루옹고가 밀어준 볼을 제이슨 데이비드슨이 해결했다.

결승전, 의미가 특별하다. 한국은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한다. 1956년 제1회 홍콩 대회에서 정상에 선 한국은 4년 뒤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마지막 우승컵에 입맞췄다. 2007년 동남아 대회부터 처음 참가한 호주는 아시아 강팀의 면모를 발휘했다. 두 대회 연속 결승행 티켓을 따냈다. 4년 전 카타르 대회에선 일본에 패해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첫 우승에 도전하는 호주다.

슈틸리케 감독은 호주와의 결승 격돌을 의심하지 않았다. 26일 이라크를 꺾고 27년 만의 결승행 티켓을 따낸 뒤 그는 "의심의 여지없이 결승에 호주가 올라올 것 같다. 전술과 개인적으로 잘 준비된 팀이다. 개인마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을 잘 아는 팀"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호주를 경계했던 슈틸리케 감독이다. "조별리그 1차전을 보았는가. 당시 마일 예디낙, 팀 케이힐, 로비 크루즈 등 핵심 선수들이 빠진 상황이었다. (호주가 결승에 오른다면) 이번 경기는 다를 것이다. 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우리의 것을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쉴 틈이 없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결승 진출의 기쁨을 접어두고 결승 상대 정찰에 나섰다. 호주-아랍에미리트(UAE)의 준결승전이 펼쳐진 호주 뉴캐슬스타디움을 찾았다. 신태용 코치, 박건하 코치가 동행했다. 시드니에서 육로를 이용해 2시간여를 달려왔다.

이날 VIP석에서 관전한 슈틸리케 감독의 눈빛은 90분 내내 빛났다. 분석에 여념이 없었다. 자신의 보물 1호인 비밀노트에 분석 내용을 꼼꼼하게 적는 모습이었다. 경기가 끝난 그 내용의 일부를 국내 취재진에게 살짝 공개했다. 그의 입에서 아쉬움이 먼저 흘렀다. 슈틸리케 감독은 "호주의 진면목을 다 보지 못했다. 두 번째 골이 들어간 이후 호주는 경기 흐름만 유지하는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호주의 탄탄한 조직력을 강점으로 꼽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호주 선수들은 공중볼에 강했다. 오랜시간 호흡을 맞춰온 팀이다. 스스로 해야할 것을 잘 아는 팀"이라고 강조했다.


우승을 눈앞에 두고 '완전체'가 된 호주를 상대해야 할 슈틸리케 감독의 머릿 속은 복잡할 것 같았다. 그러나 의외로 의연했다. 그는 "머리 아파할 부분은 없다. 우리가 해왔던 것만 잘 하면 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UAE도 공격으로 호주를 잘 공략했을 때가 있었다. 호주에도 약점은 있었다"며 짧은 인터뷰를 마쳤다.

슈틸리케 감독이 내놓을 카드는 역시 '점유율 축구'다. 조별리그 1차전부터 강조해오던 것이다. 패스미스와 볼컨트롤 난조를 줄이면서 볼을 오래 소유해 상대의 공격 빈도를 줄이는 전략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는 강한 조직력이 마련돼야 가능해진다. 태극전사들은 조별리그 3경기, 8강전, 4강전을 펼치면서 점점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졸전을 펼쳐 여론의 비난을 받았던 경기는 모두 부정확한 패스로 상대에게 공을 많이 빼앗겨 점유율이 낮았다. 무엇보다 의미없는 점유율 축구를 지양해야 한다. 백패스 또는 수비진에서의 의미없는 패스로 공격진에서 유지돼야할 점유율이 줄어드는 것을 막아야 한다.

결전까지 4일이 남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28일부터 자신이 직접 본 것을 토대로 태극전사들과 비디오 미팅을 갖는다. 선수들 사이에서 '족집게 분석'으로 유명한 슈틸리케 감독은 '우승'이라는 마지막 방점을 찍기 위한 첫 발을 뗐다.

뉴캐슬(호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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