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종의 미', 한국과 이라크의 베테랑이 꿈꾸는 미래다.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아시안컵, 우승컵을 위해서는 서로를 넘어야 한다. '한국 수비의 핵' 곽태휘(34·알 힐랄)와 '이라크의 정신적 지주' 유니스 마흐무드(32) 이야기다.
곽태휘는 메이저대회와 인연이 없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최종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가진 벨라루스와의 평가전에서 무릎 부상으로 쓰러지며 본선행에 실패했다. 기대를 모았던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에서는 부진한 경기력으로 대회 도중 주전자리를 내줘야 했다. 절치부심하며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감격의 본선행에 성공했지만, 후배들에 밀려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는 호주에서 그간의 울분을 씻고 있다.
유니스는 이라크의 국민영웅이다. 2002년 A대표팀에 데뷔한 그는 무려 135회의 A매치에 출전해 53골을 터뜨렸다. 특히 이라크가 어려울때마다 맹활약을 펼치며 이라크 국민의 용기와 희망의 상징이 됐다. 2003년 발발한 이라크 전쟁 때문에 2004년 시드니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포성이 울리던 고국을 떠나, 이라크의 4강 신화를 주도하면서 영웅으로 떠올랐다. 2007년 아시안컵에서는 이라크를 우승으로 이끌며, 대회 최우수선수와 득점왕을 거머쥐었다.
한국과 이라크와의 경기는 두 베테랑의 맞대결 결과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과 이라크는 각각 수비와 공격에 강점이 있지만, 약점도 동반하고 있다. 한국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완벽한 수비력은 아니다. 이라크도 매경기 많은 득점에 성공했지만, 최전방의 결정력은 다소 떨어진다.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선수가 곽태휘와 유니스다. 두 베테랑의 '막기 위한, 뚫기 위한' 싸움은 한국-이라크전의 키를 쥐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