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 경기 파격적인 베스트 11이었다.
선수 운용에 난항을 겪은 슈틸리케 감독은 베스트 11에 대폭 변화를 줄 수밖에 없었다. '파격'이었다. 다행히 쿠웨이트를 꺾고 일찌감치 8강행을 결정지었지만, 환하게 웃을 수 없었다. 졸전이었다. 호주전에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야 했다. 그러기 위해선 선수들의 빠른 회복이 필요했다.
숨통이 트였다. 17일 호주전을 앞두고 선수들이 제 컨디션을 찾았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파격 행보를 계속 이어갔다. 원톱에 이정협(24·상주)를 세웠다. 조커 자원으로만 평가되던 이정협의 선발 출전은 분명 의외였다. 오른정강이 부근 실금 부상으로 낙마한 이청용(27·볼턴)의 빈 자리는 K리거 한교원(25·전북)이 맡았다. 멀티 능력을 갖춘 남태희가 주 포지션인 공격형 미드필더 대신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나설 것으로 예상됐지만, 빗나갔다.
우즈벡과의 8강전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이 경기부터 토너먼트 방식이 적용된다. 지면 곧바로 짐을 싸야 한다. 이제 정공법이 필요하다. 정해진 베스트 11이 없어 가용한 모든 선수들의 정신력을 끌어올리고, 경쟁을 더 치열하게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은 있었다. 그러나 토너먼트에서 좀 더 탄탄한 조직력과 유기적인 호흡을 보이려면, 베스트 11 대폭 변화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안정환 MBC축구해설위원도 "지금부터는 무조건 매 경기 베스트 멤버가 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머릿 속에는 어떤 그림이 그려지고 있을까.
멜버른(호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