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여곡절 속에 첫 고개를 넘었다.
호주와의 3차전 후 또 달라졌다. 태극전사들은 강력한 투지를 앞세워 개최국 호주를 1대0으로 요리하고 A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그러나 내세울 전술은 없었다. 축구는 상대성이다. 우즈벡은 조별리그에서 맞닥뜨린 상대들과는 또 다르다. 슈틸리케 감독은 새로운 전술을 구상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에 충실한 전략이다. 약속된 전술이 그라운드에서 빛을 발해야 한다.
이청용(볼턴)과 구자철(마인츠)이 부상으로 낙마했다. 가용할 카드가 많지 않다.
수비라인도 곽태휘(알 힐랄)가 가세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하지만 여전히 웃을 수 없다. 중앙수비수는 상대의 전력을 떠나 한 순간도 집중력이 흐트러져서는 안된다. 한 명이라도 삐걱거리면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좌우측 윙백의 영리한 경기 운영도 필수다.
우즈벡의 밀집수비도 예상해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이 그리고 있는 그림이다. 그물망 수비에는 측면에 첫 번째 열쇠가 있다. 조밀한 중앙을 뚫기는 쉽지 않다. 측면을 활용한 공격 패턴이 가장 효과적이다. 반박자 빠른 중거리 슈팅도 자주 나와야 한다. 프리킥과 코너킥 등 축구에서 가장 쉽게 골을 넣을 수 있는 통로인 세트피스도 다듬어야 한다. 세트피스는 밀집수비와도 무관하다. 약속된 세트피스를 통해 공격력을 배가시킬 수 있다.
또 과욕을 부리면 템포를 잃어버릴 수 있다. 공수밸런스를 유지하면서 정상적인 경기 운영을 해야 한다. 상대가 집중력이 떨어질 때까지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호주전이 불씨였다.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도전이 다시 살아났다. 침체된 분위기도 살아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가동할 수 있는 운영의 폭은 더 넓어졌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