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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컵]슈틸리케호 VS 우즈벡, 상반된 8강 준비 첫 걸음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01-20 06:33


슈틸리케호.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슈틸리케호가 2015년 호주아시안컵 4강행 길목에서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과 맞닥뜨린다.

한국과 우즈벡은 22일 오후 4시 30분(이하 한국시각) 호주 멜버른렉탱귤러스타디움에서 8강전을 치른다. 두 팀의 8강 준비는 첫 걸음부터 상반됐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61)은 달콤한 휴식을 택했다. 그는 19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예정된 공식 훈련을 취소했다. 대신 점심식사 후 태극전사들에게 자율 휴식을 부여했다.

바쁘게 달려왔다. 조별리그에서 3~4일에 한 번씩 경기를 치렀다. 10일 오만과의 1차전을 시작으로 13일 쿠웨이트전에 이어 17일 호주전을 치렀다. 탈도 많고, 말도 많았다. 부상과 감기란 변수가 슈틸리케호를 반토막냈다. 오만전 이후 이청용(27·볼턴) 김창수(30·가시와) 조영철(26·카타르SC) 김주영(27·상하이 둥야)이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심한 감기 몸살에 걸린 선수들도 나타났다. 손흥민(23·레버쿠젠) 구자철(26·마인츠) 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이 고열과 설사에 시달렸다. 변덕스런 캔버라 날씨와 경기를 빗속에서 치른 탓에 대부분의 선수들의 컨디션은 정상이 아니었다. 한국영(25·카타르SC) 정성룡(30·수원) 정도만 정상 컨디션을 유지했을 뿐이었다.

매 경기가 '파격'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베스트 11에 대폭 변화를 줄 수밖에 없을 정도로 선수 운용에 난항을 겪었다. 1, 2차전 졸전은 팬들의 비난으로 이어졌다. 팬들은 내용과 결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주길 원했다. 한숨을 돌렸다. 강력한 우승후보 호주를 상대로 선전을 펼쳤다. 결과도 1대0 승리, 당당히 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23명의 최종 명단 중 22명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어려움 속에서도 일궈낸 값진 성과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무리하지 않았다. 호주와의 혈투를 치른 뒤 18일 멜버른으로 이동, 인터콘티넨탈 멜버른 더 리알토에 여장을 푼 태극전사들에게 하루 휴식을 지시했다. 지난해 12월 28일 호주에 도착해 20여일을 보낸 태극전사는 시드니 전지훈련 이후 두 번째로 자율 휴식을 얻었다.


19일(한국시각) 호주 멜버른의 레이크사이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 훈련에서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다. 멜버른(호주)=김진회 기자
반면, 우즈벡은 1분 1초도 낭비하지 않았다. 오히려 슈틸리케호보다 하루 늦게 경기를 펼쳤음에도 이날 호주 멜버른의 레이크사이드 스타디움에서 예정된 오전 훈련을 소화했다. 인원은 조촐했다. 18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을 뛴 베스트 11을 뺀 12명이 참가했다. 골키퍼 2명을 제외하면, 필드 플레이어는 10명밖에 되지 않았다. 미르잘랄 카시모프 우즈벡 감독의 승부수도 먹혀들었다. 사우디전에서 '주장' 세르베르 제파로프(33)와 티무르 카파제(34·악토베)를 아끼고도 8강행 티켓을 따냈다. 사르도르 라시도프(24·분요드코르) 자수르 카사노프(로코 타슈켄트) 파루크 세이피에프(24·나사프 콰르시) 등 20대 젊은 피들을 기용했다. 카시모프 감독은 "이런 로테이션이 팀에 도움을 준다. 어린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40분간 저강도 훈련을 진행하던 우즈벡은 남은 20분을 미니게임으로 보냈다. 형광색과 주황색 조끼를 나눠입은 선수들은 실전을 방불케하는 미니게임을 펼쳤다. 태클과 격렬한 몸싸움을 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제파로프는 형광색 조끼를 입고 K리그 인천 출신 카파제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 카시모프 감독도 선수들 속에서 함께 뛰었다. 현역 시절 '한국의 홍명보'로 불릴 만큼 물샐 틈 없는 수비를 자랑한 카시모프 감독이었다. 이날 우즈벡은 선수들이 전원 참석하지 않아서인지 훈련을 모두 공개했다.

멜버른(호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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