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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컵]중원 사수·측면 방어, 우즈벡전 필승 전략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01-20 07:29


기성용. ⓒAFPBBNews = News1

우즈베키스탄의 강점을 살며보면, 왜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8강 필승카드로 '점유율 축구'를 얘기했는지 알 수 있다.

우즈벡은 중원의 압박이 돋보였다. 상대가 공을 잡으면 2~3명이 강하게 압박해 볼을 가로챈다. 역습으로 연결하는 패스 타이밍도 빨랐다. 우즈벡의 중원 압박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중원에서의 빠른 볼처리가 필요하다.

'캡틴' 기성용(26·스완지시티)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기성용은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한다. 패스의 주요 공급원이다. 슈틸리케호는 호주전에서 조별리그 중 가장 낮은 볼점유율(32.9%)을 기록하면서도 승리를 취했다. 오만전은 67.1%, 쿠웨이트전은 50.8%였다. 높은 점유율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우즈벡이 수비적인 전술로 상대할 것이라는 얘기다. 슈틸리케 감독의 시나리오가 이뤄지기 위해선 패스 미스를 줄여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가장 중요한건 볼을 어떻게 빼앗기느냐가 중요하다. 패스 미스는 수비 조직력이 정비되지 않을 때 역습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호주전에서 보여줬던 투쟁력과 적극성을 보여줘야만 앞으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우즈벡의 강점은 측면 공격이다. 섀도 공격수인 아흐메도프가 중원에서 볼을 돌리다 공간이 벌어지면 측면으로 차분히 배달했다. 카사노프와 라시도프 등이 나선 좌우 측면은 돌파에 강했다. 이들은 스위칭 플레이보다는 제 자리를 지키며 측면을 확실하게 허무는 날카로운 돌파로 사우디의 수비진을 유린했다. 사우디전에서 나온 두 골 모두 오른 측면 돌파 및 크로스에서 시작됐다. 아흐메도프는 패스의 거리를 조절하며 공격 템포를 조절했다. 특히 사우디의 중원을 아흐메도프와 라시도프, 이스칸데로프가 짧은 삼각 패스로 사우디의 조밀한 수비진을 허무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차두리(35·서울)와 김진수(23·호펜하임)의 물샐 틈 없는 수비가 필요하다. 차두리는 이번 대회 명불허전이다. 10일 오만과의 1차전에서 김창수(30·가시와)의 부상으로 긴급 투입돼 강력한 수비력을 과시했다. 13일 쿠웨이트와의 2차전에선 폭발적인 오버래핑이 돋보였다. 특히 남태희(24·레퀴야)의 결승골을 돕는 자로 잰 듯한 크로스를 올렸다. 김진수는 약간 수비에 불안함을 보였다. 그러나 17일 호주전에선 펄펄 날았다. 루옹고의 빠른 스피드에 뒤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박주호(28·마인츠)의 커버 플레이 덕분에 상대 측면 깊숙이 오버래핑을 하면서 공격에 파괴력을 높였다.

우즈벡은 공중볼 싸움이 좋다. 특히 수비 쪽에는 1m90의 장신 수비수인 이스마일로프가 버티고 있다.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우리 공격수들이 그와 공중볼 싸움을 할 경우 승산이 떨어진다. 그러나 우즈벡의 중앙 수비는 전체적으로 발이 느렸다. 패싱 플레이를 하면 뒷 공간이 자주 허물어졌다. 페널티박스에서 가하는 압박의 강도가 약했다.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2대1 패스로 상대 수비를 벗겨낸다면 한국이 쉽게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

남태희 이근호(30·엘 자이시)의 활동량도 승리의 요소가 될 듯하다. 즉 활동량이 풍부한 공격수들의 전진 배치가 우즈벡의 수비를 뚫어낼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후반 중반 이후 급격하게 떨어지는 체력도 한국의 공략 포인트다.

멜버른(호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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