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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호주전]이정협, 1달전 '거수 경례' 약속 지켰다

기사입력 2015-01-17 19:54 | 최종수정 2015-01-17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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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협(가운데)이 17일(한국시각) 브리즈번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호주와의 2015년 호주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전반 32분 선제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골을 넣고 거수경례 세리머니 하고 싶습니다."

지난해 12월 18일 제주 서귀포였다. 어리바리한 육군 상병이 미디어 앞에 섰다. 수줍게 작은 바람을 이야기했다. 이때까지만해도 그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였다. 그로부터 1달 후. 육군 상병은 카메라 앞에서 멋지게 거수 경례를 했다. 대한민국 육군 상병 이정협(24·상주)이 17일 호주전에서 골을 넣었다. 진정한 군데렐라로 거듭났다.

이날 이정협은 선발출전했다. 예상 밖이었다. 이정협은 조커 자원이었다. 아시안컵 직전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도 조커로 나섰다. 오만전과 쿠웨이트전에서도 모두 후반 교체 출전했다. 상대의 힘이 떨어졌을 때 파워로 상대 수비진을 괴롭히는 역할이었다. 사우디전에서는 A매치 데뷔골을 넣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아쉬움을 많이 남겼다.

호주전은 이정협에게 진정한 시험대였다. 호주 수비진들은 피지컬적인 측면에서 아시아 최고였다. 이런 선수들을 상대로 헤딩을 따내야 하는 역할을 맡았다. 초반에는 쉽지 않았다. 상대팀 수비진의 파워에 밀렸다. 그래도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전반 33분이었다. 기성용의 패스를 받은 이근호가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파고들었다. 이를 본 이정협은 주위를 둘러봤다. 호주 수비진이 없는 곳으로 들어가며 손을 들었다. 볼을 달라는 의미였다. 이근호는 지체없이 볼을 찔러줬다. 이정협은 슬라이딩으로 골을 만들어냈다. 이근호와 하이파이브를 한 뒤 카메라 앞으로 향했다. 거수경례였다.

1달 전 부푼 가슴을 안고 제주 전지훈련 때 했던 약속을 지킨 순간이었다.

다만 아직 발전해야할 부분은 많이 있었다. 전반 33분 골 장면 이후에는 이렇다할 모습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전반적으로 호주를 상대로 파워나 스피드, 볼키핑력에서 기대 이하의 모습이었다. 아직은 발전해야할 부분이 더 많은 이정협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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