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천근만근, 마음만은 챔피언. 훈련을 마친 FC서울 선수들이 버스에 올라 지친 몸을 의자에 기대고 있다. 괌=정재근 기자
올해 가장 먼저 전지훈련을 시작한 FC서울이 단내나는 강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 3일 괌으로 출발해 레오팰리스 리조트에 캠프를 차린 서울 선수들의 몸과 마음은 실전에 가까워지고 있다.
서울의 올 시즌 첫 경기는 2월 17일. 지난해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극적으로 포항을 제치며 3위를 차지한 서울은 0.5장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을 획득했다. 2월 17일 홈에서 하노이(베트남)-반둥(인도네시아) 승자와 단판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서울이 예년보다 4~5일 빨리 캠프를 차린 이유다.
서울의 훈련은 오전 10시 30분부터 12시, 오후 4시 30분부터 6시30분까지 두 번에 나눠 진행된다. 기자가 훈련장을 찾은 15일은 종일 비가 내렸다. 오전 훈련은 결국 취소가 됐다. 비는 그치지 않았지만 오후 훈련이 시작됐다. 괌의 비는 따뜻하다. 오전 훈련을 못 한 탓에 오후 훈련 시간만 더 길어졌다.
네 명이 짝을 이룬 선수들이 전력 달리기를 하는 모습. 터질 듯한 에벨톤의 허벅지.
체력 강화를 위한 피지컬 훈련이 50분간 진행됐다. 전력달리기에서 조금이라도 발이 느려지는 모습이 보이는 순간 최용수 감독의 호통을 쳤다. 특히 젊은 신인들에게는 더 혹독한 불호령이 떨어졌다. 신인들은 무조건 고참보다 많이 뛰고 빨리 뛰어야 한다.
물을 머금은 땅이 훈련을 더 힘들게 한다. 끊임없이 옆에서 독려하는 최 감독. "용수철처럼 튀어 나가야지!"
50분간 진행되는 지옥의 7대7 미니게임. 체력과 전술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훈련. 선수들이 전술에 맞게 뛰어다니고 있는 모습.
'반드시 슈팅으로 마무리할 것!' 오스마르의 슈팅을 지켜보고 있는 최 감독.
플레이가 맘에 안 들면 그 자리에서 '불호령!'
그래서 7대7 미니게임은 실전을 방불케 한다.
시시때때로 행해지는 전통의 '얼차려'도 만만치 않다.
실내의 불빛보다 바깥이 훨씬 어두워진 후에야 시작된 마무리 러닝.
모든 훈련이 끝났다. 땀과 비에 젖은 몸으로 버스에 오르는 선수들. 그래도 표정은 밝다.
카메라 앞에서는 '숟가락 들 힘만 있어도' 그냥 못 지나치는 용병 에벨톤. 환한 미소가 보기 좋다.
서울의 하루 훈련이 이렇게 끝났다. 내일 또 고된 하루가 시작된다. 괌 레오팰리스 리조트는 단지 안에 여러 면의 축구장과 야구장이 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도 이 리조트에 스프링캠프를 차렸다. FC서울과 삼성 라이온즈가 같은 곳에서 담금질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곳에서 22일까지 20일간 1차 전훈을 마친 FC서울은 25일부터 2월 8일까지 일본 가고시마에서 2차 전훈을 할 예정이다. 괌=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