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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인터뷰]윤덕여 감독"중국전 대역전극,고맙고 자랑스럽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5-01-14 16:05



"2골을 먼저 내줬지만,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우리 선수들이 고맙고 자랑스럽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이 13일 중국 쉔젠 바오안스포츠센터에서 펼쳐진 쉔젠 4개국 여자축구친선대회에서 주최국 중국을 상대로 3대2,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윤 감독은 포기를 모르는, 투혼의 선수들을 향해 진한 고마움을 표했다.

2골을 먹고, 3골을 넣은 기적같은 승리였다. 한국여자축구는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3-4위전 2대0 승리 이후 무려 5년동안 '만리장성'을 넘지 못했다. 5경기에서 2무3패, 절대 열세였다. 윤 감독 역시 부임 이후 4경기에서 1무3패로 고전했다. 지난 5월 베트남아시안컵 3-4위전에서 시종일관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종료 직전 양리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하며 1대2로 패했다.

11일 새해 첫 A매치에서 캐나다에게 1대2로 역전패한 선수단의 분위기는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리그 휴식기라 운동량이 절대적인 부족한 상황, 첫 경기에서 몸이 무거웠다. 여민지가 선제골을 넣고도 후반 2골을 내주며 역전패했다. '덕장' 윤 감독은 표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튿날 아침 선수들을 향해 일부러 농담을 건넸다. "이틀 간격으로 열리는 다음 경기를 위해 빨리 마음을 정리해야 했다. 힘들지만 내가 편한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중국전을 앞두고 윤 감독의 선택은 베테랑 공격수 유영아였다. 지난해 아시안컵 중국전, 동점골의 주인공이다. 센터포워드 유영아는 기대에 부응했다. 전반 20분, 33분 잇달아 2골을 내준 지 1분만에 만회골을 터뜨렸다. 후반 지소연의 PK 동점골을 유도한 것도 유영아였다. 박스내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치명적인 반칙을 유도했다. 윤 감독은 "(유)영아는 작년 아시안컵 중국전에서도 교체로 들어가 제몫을 했다. 중국전 비디오를 보면서 마음을 굳혔다. 이번에도 자기 역할을 100% 해줬다"며 흐뭇해 했다. 몸살 기운으로 결장한 '캡틴' 조소현을 대신한 '얼짱 에이스' 심서연 역시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조소현 대신 심서연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려세웠다. 이영주와 볼란치로 나서, 정말 잘해줬다"고 칭찬했다.

1-2로 전반을 마친 직후 윤 감독은 선수들을 다그치지 않았다. "나는 선수들을 믿었다. 캐나다전보다 몸놀림이 좋아졌고, 선수들 사이에 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라커룸에서 충분히 역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반복했다."

후반 거짓말같은 역전 드라마가 시작됐다. 후반 17분 '지메시' 지소연의 동점골에 이어, 후반 25분 '베테랑' 전가을의 역전골이 터졌다. 후반 28분, 중국의 PK는 '맏언니' 김정미가 온몸으로 막아냈다.

남자축구 호주아시안컵의 열기에 소외됐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눈부신 투혼으로 중국의 안방에서 3대2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윤 감독은 선수들의 투혼을 치하했다. "승리뿐 아니라 내용적인 부분을 칭찬하고 싶다. 신바람난 경기력을 보여줬다. 경기를 뒤집는 힘, 이길 때 끝까지 버텨주는 힘에 대해 큰 의미를 두고 싶다"며 웃었다. "사실 부임 후 중국전에서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내용에서 뒤지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늘 졌다. 이번 승리는 내게도 특별한 승리다. 중국에게 한번도 이기지 못한 내마음을 선수들이 알아준 것같다"며 웃었다. "5년만의 승리, 그것도 중국 안방에서 통쾌한 역전승을 해낸 우리 선수들이 정말 고맙고 자랑스럽다."


모든 공격수들이 언제든 어디서든 골을 넣을 수 있다는 것은 윤덕여호의 최대 장점이다. 캐나다전에서 여민지, 중국전에서 유영아, 지소연, 전가을이 잇달아 골맛을 봤다. 윤 감독은 "우리 공격라인은 특정선수에 얽매이지 않고 누구나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모두가 상대 수비수를 괴롭히는 선수"라고 말했다. 1차전 캐나다전에서 후반 교체투입한 에이스 박은선은 아껴두고 있다. "시즌 종료 후 목, 허리가 좋지않아, 재활훈련 중에 대회에 나섰다. 운동량이 충분하지 않으면 부상 위험이 있다. 팀에 힘이 되겠다는 본인의 의지는 강하지만, 목표는 결국 6월 월드컵이다. 필요할 때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선수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필요하다. 무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보완점도 분명히 짚었다. 여자대표팀은 이번 대회 2경기에서 4득점, 4실점했다. "측면에서의 방어, 세트피스에 대한 대응 등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수비는 결국 무실점이 제일 중요하다. 실점률을 줄여야할 필요는 분명히 있다. 조직적인 면도 강화해야 한다." 수비력뿐 아니라 체력 보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체력적으로 힘들면 정신적인 한계에 부딪친다. 조직력, 수비력도 결국 체력에서 나온다. 체력적인 부분에 대한 보강이 필요하다. 월드컵같은 큰 대회에선 체력소모가 더 크다. 정신력만으로 극복하는 건 한계가 있다."

15일 멕시코와의 최종전을 앞두고 있다. 캐나다가 2연승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이 1승1패, 중국과 멕시코가 나란히 1무1패를 기록중이다. 멕시코는 중국과 득점없이 비겼고, 캐나다에 1대2로 졌다. FIFA랭킹 45위 멕시코전을 앞두고 윤 감독은 긴장감 늦추지 않았다. "멕시코가 랭킹은 우리보다 처지지만, 방심할 수 없다. 우리도 중국보다 랭킹이 처지지만. 반대의 결과가 나오지 않나. 멕시코도 캐나다월드컵에 출전한다. 우리와 한조에 속한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서 1승1패를 기록했다. 코스타리카전에 대비한 좋은 훈련의 과정으로 생각하고 준비를 잘하겠다"고 말했다. "항상 마무리가 중요하다. 반드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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