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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지옥훈련, 이제부터 시작이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1-11 15:22 | 최종수정 2015-01-13 05:13


◇울산 선수단이 지난 8일 동구 클럽하우스 뒷산에서 새벽 훈련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울산 현대

울산의 요람인 동구 클럽하우스, 새해 벽두부터 '땀냄새'가 진동했다.

2015년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윤정환 울산 감독이 불러온 변화다. 새벽 6시30분 첫 훈련을 시작으로 오전과 오후까지 하루 총 3번을 뛴다. '무늬만' 훈련이 아니다. 지난 8일과 10일에는 단순한 체력 훈련을 넘어 운동장 뒷산 등반로를 20바퀴 왕복하는 이른바 '뺑뺑이'를 돌았다. 울산 구단 관계자는 "저녁 식사만 마치면 클럽하우스가 조용하다. 선수들 모두 쉬느라 정신이 없는 모양"이라고 웃음을 지었다.

울산 선수들에겐 새벽훈련은 첫 경험이다. 그동안 많아야 하루 두 번 훈련 하는데 그쳤다. 울산은 K리그 클래식의 만년 우승 후보로 평가받을 정도로 탄탄한 스쿼드를 자랑한다. 주전, 백업 가릴 것 없이 리그 정상의 선수들로 채워졌다. 컨디션 조절만 잘하면 스스로 제 몫을 해줄 선수들이다보니 지도자 입장에선 굳이 '무리'를 시킬 필요가 없었다. 올 시즌 역시 울산은 우승후보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윤 감독은 '강팀으로 불리우기 이전에 강함을 갖춰야 한다'는 생각이다. "힘든 시기에는 힘들게 해야 한다"는 그만의 철학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오프시즌 동안 만들어 놓은 체력은 단순히 1경기 뿐만 아니라 리그 막바지에 접어들어 진정한 위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울산의 훈련을 지켜보는 K리그 관계자들도 비슷한 생각이다. K리그 구단의 한 지도자는 "저렇게 훈련을 하면 성적은 분명히 나온다. 올 시즌의 울산은 지난해와는 다를 것 같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반복되는 훈련은 선수들에겐 '지옥'이다. 하지만 울산 선수단 분위기는 정반대다. 김신욱은 "윤 감독의 강한 리더십에 (선수들이) 이끌려 가는 분위기로 (훈련을) 시작했다. 훈련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팀원들의 동기부여와 단합된 힘을 봤다. 모두가 올 시즌 우승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훈련 중"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국내 훈련은 서막이었을 뿐이다. 울산은 12일부터 태국 북부 치앙마이에서 1차 동계 전지훈련을 시작했다. 치앙마이는 남부인 수도 방콕과 달리 서늘한 기후 탓에 전지훈련지로 새롭게 각광받는 도시다. 울산은 이곳에서 국내와 마찬가지로 하루 3차례 훈련을 펼친다. 새벽훈련 기상 시간은 앞당겨질 예정이다. 윤 감독은 이 곳에서 1, 2군 전원을 놓고 새판을 짤 계획이다. 울산 구단 관계자는 "아마 치앙마이 전지훈련의 강도는 클럽하우스의 1주일에 비해 2~3배 가량 힘들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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