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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쿠웨이트전]슈틸리케 감독 "이렇게 고전할 줄 몰랐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1-13 18:31


"이렇게 고전할 줄 몰랐다."

쿠웨이트전에서 진땀승을 거둔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솔직한 심경을 드러냈다.

한국은 13일(한국시각) 호주 캔버라스타디움에서 가진 쿠웨이트와의 2015년 호주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전반 36분 터진 남태희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1대0으로 이겼다. 오만전에서 승리했던 한국은 쿠웨이트전까지 2연승으로 승점 6이 돼 조 2위까지 주어지는 8강행 티켓 확보에 가까워졌다. 그러나 쿠웨이트전에서 시종일관 고전하면서 반세기 만의 아시아 정벌 목표에는 먹구름이 끼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쿠웨이트가 훨씬 더 공격적으로 나왔다. 1차전과 다른 스타일이었다. (쿠웨이트의 전력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었음에도 경기 중 상당 부분은 쿠웨이트가 우세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쿠웨이트가 볼 경합과 패스에서 우리보다 우세했다. 승리는 행운이었다"면서도 "우리는 쿠웨이트전을 통해 두 가지를 얻었다. 승점 6점 확보다. 그리고 (한국이 이번 대회의) 강력한 우승 후보에서 제외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 팀은 상당한 발전이 필요하다. 쿠웨이트전을 좋은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슈틸리케호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이청용의 미세골절, 감기 증세를 보인 손흥민 김진현의 공백 등 주전 절반 가량을 빼고 경기를 치러야 했다. 이를 위해 이명주 등 이른바 플랜B를 가동했으나, 쿠웨이트의 공세에 쩔쩔 매면서 우려를 키웠다. 이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은 "최근 감기몸살 기운에 걸린 선수가 많아 이날 18명 중 몸 상태가 괜찮은 선수는 14명에 불과했다. 이렇게 고전할 줄 몰랐다. 새로 투입된 선수들은 많은 문제를 드러냈다"고 지적하면서도 "교체가 실패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조영철이 이명주보다 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남태희가 오른쪽 측면보다 중앙에서 뛰었을 때 플레이가 살아났다고 생각한다. 기용한 선수가 어떤 활약을 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는데 남태희가 중앙으로 이동해 좋은 플레이를 펼쳐 나쁜 판단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패스미스로 쿠웨이트에 공간을 내줬다.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수비수들도 (오늘 같은 경기라면) 힘들 것"이라며 "레알 마드리드와 뮌헨에는 호날두와 로번 등 좋은 공격수들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레알 마드리드나 뮌헨이) 우리보다 볼키핑과 패스가 잘되는 것이 우리보다 어려움을 겪지 않는 이유"라고 평했다. 이청용의 부재를 두고는 "팀의 큰 손실이다. 이청용은 강한 태클로 이번 대회를 마감했다. 내일 귀국한다. 그 파울(이청용의 부상장면)에 대한 경고는 주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도 축구의 일부"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제 조별리그에서 남은 과제는 홈팀 호주와의 맞대결이다. 쿠웨이트를 상대로 4골을 몰아친 호주는 전력 뿐만 아니라 일방적인 응원까지 등에 업고 슈틸리케호를 압박할 전망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오늘은 이기긴 했으나, 질 뻔했다. 이제 호주라는 차원이 다른 팀을 만나게 될 것이다. 선수들이 부담감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잘 안된 볼키핑, 패스 등은 집중해서 보완해야 한다"고 지향점을 분명하게 밝혔다. 그러면서 "선수들을 우선 회복시켜야 한다. 내일 (호주전이 열리는 브리즈번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동하는 날은 선수 회복이 어렵다. 일단 호텔로 돌아가 편안하게 쉬고 호주-오만전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은 "어느 선수가 다음 경기에서 100% 몸 상태를 보여 출전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준비 잘 하겠다. 조 1위는 신경써야 한다. 그러나 오늘과 같은 경기를 하면 호주전에선 고전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정신력"이라고 선수들의 분전을 촉구했다.


캔버라(호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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