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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일찍 빼들었다. '차두리 카드'였다.
오랜만의 예열이었다. 간극은 느껴지지 않았다. 부상 후유증도 없었다. 풍부한 경험과 폭발적인 오버래핑은 여전했다. 몸 싸움과 체력도 대단했다. 서른 다섯인 차두리는 팀내 최고참이다. 막내인 손흥민(23·레버쿠젠)과는 띠동갑이다. 후배들과의 경계도 없었다. 팀의 구심점이었다. 그는 쉴새없이 후배들을 독려했다.
사실 슈틸리케 감독에게 차두리는 비밀병기나 다름없었다. 가벼운 오른무릎 부상으로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최종리허설에 결장하긴 했지만, 몸 상태는 이미 최고조에 올라와 있었다. 정상적인 훈련을 모두 소화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차두리를 쿠웨이트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 후반 교체투입한 뒤 개최국 호주와의 최종전에 선발 투입할 계획이었다. 호주전에는 반드시 차두리가 필요했다. 호주 선수들은 피지컬이 좋다. 아시아축구연맹에 가입돼 있지만, 신체조건만 보면 유럽 선수들에 가깝다. 때문에 슈틸리케호에서 가장 피지컬이 좋은 차두리의 파워가 절실했다.
차두리가 최상의 몸 상태로 호주전을 임할 수 있는 관건은 김창수의 빠른 부상 회복이다. 김창수가 쿠웨이트전을 소화해줘야 체력을 회복한 차두리가 호주전에서 펄펄 날 수 있다. 다행히 김창수는 오른허벅지 타박 진단을 받았다. 대표팀 관계자는 "병원에 갈 정도로 심각하지 않다"고 밝혔다. 안심은 금물이다. 이 관계자는 "이날 저녁 치료 후 경과를 봐야 한다"고 전했다.
캔버라(호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