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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또 다른 관전포인트, '침대축구'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5-01-08 06:16



"한국이 한 수 위의 우승후보이지만 우리는 이변을 일으킬 수 있다. 한국을 난처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첫 상대인 폴 르갱 오만 감독(프랑스)이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결전이 임박했다. 55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에 도전하는 대한민국의 호주아시안컵이 10일(이하 한국시각) 시작된다. 이날 오후 2시 오만과 A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이어 13일 오후 4시 쿠웨이트와 2차전을 치른 후 17일 오후 6시 개최국 호주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갖는다.

이변을 꿈꾸는 오만, 겉으로는 총력전을 선언했다. 르갱 감독은 "초반부터 결과를 예단하고 꼬리를 내리는 일 따위는 하지 않을 것이다.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16개 국가 중 10개팀이 중동팀이다. 각 조 1, 2위가 8강에 오르는 가운데 8강과 4강은 물론 결승전에서도 중동을 만날 수 있다. 조별리그 상대는 오만과 쿠웨이트다. 슈틸리케호는 중동을 넘어야 환희를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총력전은 동전의 양면이다. 함정이 있다. 겉과 속이 다를 가능성이 높다. 정면 충돌로는 승산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쿠웨이트도 마찬가지다. 거친 압박을 통해 수비를 견고히 한 후 역습으로 골을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있다. 만에 하나 상대가 역습으로 선제골을 터트리는 경우다. 중동 축구의 트레이드마크인 '침대 축구'가 기승을 부릴 수 있다. 리드를 지키기 위한 '꼼수'를 펼친다면 탈출구를 찾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일단 아시아축구연맹(AFC)은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출전국을 순회하며 심판 판정 기준을 소개한 자리에서 거친 태클, 핸드볼, 홀딩, 시뮬레이션, 경기 지연행위, 판정 항의 등을 엄격하게 제재하겠다고 했다. '침대축구'는 명백한 경기 지연행위다. 그러나 현실에서 냉정한 잣대를 적용할지는 미지수다. 아시안컵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침대 축구'에 대한 어떤 해법을 마련하는가이다. 결국 이성을 잃지 않고 스스로 평정심을 찾는 훈련도 필요하다.

조별리그 전략도 잘 짜야 한다. 아시안컵은 월드컵과는 다르다. 조별리그에선 승점이 같을 때는 골득실이 아닌 승자승 원칙이 적용된다. 승자승 원칙은 승점이 같으면 당사자들 간의 승점을 비교한다. 승점도 동률이면 당사자 간 골득실, 당사자 간 다득점, 조별리그 전체 골득실, 조별리그 전체 다득점 등이 차례로 적용된다. 승자승 원칙에서는 약체로부터는 승점을 뽑는 데 만족하고 순위 경쟁국과의 맞대결에 총력을 쏟아붓는 전략이 중요하다.

한편, 경고가 두 차례 누적된 선수는 다음 경기에 출전한 수 없다. 레드카드를 받은 선수도 다음 경기에 나올 수 없다. 경고 하나는 8강전이 끝난 후 소멸된다. 카드 관리 또한 중요한 변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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