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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협,4년전 지동원처럼?A매치 데뷔전-데뷔골 계보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5-01-04 23:24 | 최종수정 2015-01-05 06:24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슈틸리케호의 신데렐라' 이정협(24·상주상무)이 4일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쐐기포를 터뜨리며 A매치 데뷔전, 데뷔골의 진기록을 이어갔다.

이정협은 4일 호주 시드니 퍼텍스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1-0으로 앞선 후반 46분 추가골을 넣었다. 남태희(레퀴야)가 왼측면을 영리하게 돌파한 후 올린 크로스를 이어받은 김창수(가시와)가 문전으로 패스를 찔러넣었고, 이정협이 다이빙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슈틸리케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자책골과 이정협의 한 골을 더해 최종평가전을 2대0으로 마쳤다.

12월 제주전훈에서 깜짝 발탁된 후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고, 이날 후반 28분 조영철(카타르SC) 대신 투입돼 끝내 골맛을 봤다. 첫 A매치 출전에 기록한 첫 슈팅이 데뷔골로 기록됐다.

1985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30년 동안 250여명의 태극전사 가운데 A매치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터트린 선수는 15명이다. 김주성, 황선홍, 이상윤, 하석주, 김도훈, 이천수, 최태욱, 박주영, 조원희, 이근호, 윤빛가람, 지동원 등 면면이 화려한 대한민국 대표 골잡이 계보다. 1985년 이전 차범근, 최순호 등 '레전드 골잡이'들 역시 데뷔전 데뷔골을 기록했다.

A매치 데뷔전-데뷔골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큰무대에 대한 과도한 긴장감, 지나친 욕심, 내로라하는 선배들에 가려 평소 실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신인인 만큼 선발보다는 조커로 후반 교체출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골을 넣을 절대 시간이 부족하다. 그만큼 좋은 기회를 잡기 어렵다. '원샷원킬'의 기회를 반드시 골로 연결해야 한다. 그러기에 데뷔전-데뷔골은 오롯한 실력은 기본, 두둑한 배짱과 천운을 두루 갖춘 '될성 부른' 선수들의 전유물이다.

1985년 김주성은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인도네시아와의 월드컵 예선전 첫 출전에서 데뷔골을 기록하며 스타탄생을 알렸다. A매치에서 무려 50골을 기록한 황선홍 역시 1988년 카타르아시안컵 일본전에서 데뷔골을 신고했다. '꾀돌이' 이상윤은 1990년 노르웨이와의 평가전, '왼발의 달인' 하석주는 1991년 대통령배 국제축구 몰타전, K-리그에서 통산 114골을 기록한 김도훈은 1994년 우크라이나와의 친선전에서 데뷔골을 넣었다. 2000년 아시안컵 1차예선 라오스전에서 첫 골을 기록한 이천수와 이틀 후 몽골전에서 2골을 쏘아올린 최태욱은 한-일 월드컵 히딩크호의 주전으로 발탁됐다.

'축구천재' 박주영은 2005년 독일월드컵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동점골을 터트리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2005년 조원희, 2007년 이근호에 이어, 2010년 8월 나이지리아전에선 '조광래호의 황태자' 윤빛가람이 A매치 첫 경기에서 첫 골을 넣었다.

이정협의 최근 행보는 4년전 지동원과 닮은꼴이다. 이정협과 1991년생 동갑내기인 지동원은 2011년 아시안컵을 앞두고 조광래 전 A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아 깜짝발탁됐다. 2010년 12월30일 열린 시리아와의 평가전에서 19세 216일의 나이에 데뷔전 데뷔골을 기록했고, 이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카타르아시안컵에서의 4골을 몰아치는 활약에 힘입어 6개월 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의 꿈을 이뤘고,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이끈데 이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2015년 제주 전훈에서 깜짝발탁된 1991년생 '양띠 상병' 이정협이 지동원에 이어 4년만에 대한민국 공격수 '데뷔전 데뷔골' 계보를 이어가게 됐다. 반세기만의 우승을 노리는 호주 아시안컵에서 깜짝 활약도 이어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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