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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아시안컵 개막을 앞두고 처음이자 마지막 리허설이 열린다.
2일부터는 다시 질주가 시작된다. 슈틸리케 감독은 사우디아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사우디와 최종 모의고사를 치른다. 그 경기를 통해서 여러 가지를 실험해 볼 것이다. 결과를 바탕으로 오만전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개최국 호주를 비롯해 오만, 쿠웨이트와 함께 A조에 속한 대한민국은 10일 오후 2시 캔버라에서 오만과 조별리그 1차전을 갖는다.
슈틸리케 감독이 사우디전에서 마지막으로 점검할 포인트는 뭘까.
안갯속이다. 하지만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 역대 가장 무게감이 떨어지는 최전방 조합에 손흥민(레버쿠젠)의 보직 변경이 검토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달 최종엔트리를 공개한 자리에서 실험대에 올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최근 방향이 틀어지는 듯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이 원톱이 싫다면 안 시킨다"고 했다. 그러자 손흥민이 다시 화답했다. 그는 "감독님이 어떤 포지션에서 뛰라고 하더라도 거기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감독님이 원톱으로 뛰라면 뛰는 게 당연하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그동안 대표팀에서 줄곧 왼쪽 윙포워드에 포진하며 중앙과 측면을 넘나들었다. 손흥민이 원톱에 포진하면 왼쪽에는 김민우(사간 도스)나 섀도스트라이커인 남태희(레퀴야)가 설 수 있다.
손흥민 아니라면 원톱은
박주영(알 샤밥)이 낙마한 최전방에는 이근호(엘 자이시) 조영철(카타르SC) 이정협(상주)의 이름이 올라 있다. 손흥민이 왼쪽 측면에 그대로 포진하면 이근호와 조영철, 둘 중 한 명이 제로톱에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깜짝 발탁'된 타깃형 스트라이커인 이정협(상주)의 역할은 조커에 가깝다.
이근호는 A매치 70경기, 조영철은 10경기에 출전했다. 골도 이근호가 19골을 터트린 반면 조영철은 무득점이다. 이근호가 한 발 앞서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조영철도 틈새를 노리고 있다. 사우디전에서 누가 중용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
기성용 없는 중원은
기성용이 합류하지만 사우디전 출전은 불가능하다. 그는 2일 QPR전 직후 호주행 비행기에 오른다.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이 없는 돌발 상황에서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점검한다. 11월 요르단과의 원정경기에선 전반에는 4-1-4-1 시스템을 실험했다. 한국영(카타르SC) 홀로 수비형 미드필더에 섰다. 그러나 한계가 나타나면서 후반 시작과 함께 기존의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회귀했다. 요르단전에 이어 이란전에서는 기성용과 박주호(마인츠)가 처음으로 호흡했다.
기성용이 없는 '더블 볼란치'에는 박주호(마인츠) 한국영(카타르SC) 장현수(광저우 부리) 이명주(알아인)가 포진할 수 있다. 박주호와 장현수 이명주는 각각 왼쪽 윙백, 중앙수비, 섀도 스트라이커에도 위치할 수 있다. 사우디전을 통해 기성용 파트너의 윤곽도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수비는 우리무중
주전 중앙수비도 사우디전에서 그림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중앙수비는 전술의 뿌리다. 그러나 기복이 있었다. 곽태휘(알 힐랄) 김주영(상하이 둥야) 김영권(광저우 헝다)에다 장현수가 가세했다. 사실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 결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왼쪽 윙백은 박주호의 역할에 따라 김진수(호펜하임)가 주전과 백업의 경계에 있다. 오른쪽은 차두리(서울)가 사실상 붙박이다.
넘버원 골키퍼는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정성룡(수원) 김승규(울산), 누가 선발 출전해도 이상하지 않다. 골키퍼 주전 경쟁은 '승자 독식시대'였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각 경기마다 3명의 골키퍼가 돌아가며 주전으로 설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른바 로테이션이다. 하지만 아직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는 미지수다.
'넘버원 골키퍼'는 존재할 수 있다. 사우디전에서 누가 선발로 나서느냐가 흥미롭다. 결국 서열 1위가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사우디전은 그야말로 평가전이다. 승패는 무의미하다. 하지만 흐름을 타야 상승세가 조별리그까지 이어질 수 있다. 결전이 임박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