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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22·레버쿠젠)이 한국 축구에 대해 냉정한 시선을 던졌다.
하지만 손흥민이 돌직구는 의미가 남달랐다. 그동안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오랜 기간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한 데에는 '자만심'이 있었다. 한국은 1986년 멕시코월드컵 등 아시안컵 직전 월드컵에서 아시아 최고 성적을 거두었다. 선수들의 마음 속에는 '한국은 아시아의 맹주'라는 자만심이 깊이 새겨졌다. 결국 아시안컵에서 발목을 잡히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런데 손흥민의 냉정한 시선은 오히려 반길만하다. 손흥민은 2015년 호주아시안컵에 나서는 23명 가운데 가장 어리다. 막내마저도 무조건적인 낙관론이 아닌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냉정하게 상황을 분석한 손흥민은 우승을 위한 대안도 제시했다. 그는 "선수들이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책임감 있게, 하나되어 뛰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시안컵에 우승해 우리가 아시아 최고라는 것을 보여주고 아시아 최강의 타이틀을 다시 찾아오겠다"고 강조했다. 일본과 호주, 이란 등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낮은 자의 자세로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는 선수들의 마음가짐을 제대로 보여줬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는 손흥민과 함께 지소연(23·첼시 레이디스)이 여자부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지소연은 1월 첼시 레이디스에 입단, 19경기에 나와 9골을 넣었다. 팀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잉글랜드 여자프로축구리그(WSL) 선수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나서 동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A매치 33골로 여자선수로는 최다골을 기록하고 있다. 통산 4번째 수상이었다. 지소연은 "올해 첼시 레이디스 이적 후 현지 적응을 잘 해 만족스럽다. 그렇지만 대표팀에서는 큰 보탬이 되지 못했다. 내년에는 여자월드컵이 열린다. 첫 참가라 기대가 크다. 부족한 점을 메우고 열심히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2015년 여자월드컵은 내년 6월 캐나다에서 열린다.
남자 일반부 최우수선수상은 화성FC를 챌린저스리그 우승으로 이끈 김효기가 받았다. 여자부 일반부에서는 인천현대제철의 WK-리그 우승 주역 김정미가 수상했다. 김종부 화성FC감독과 최인철 인천현대제철 감독이 최우수지도자로 선정됐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금메달을 이끈 이광종 감독이 특별공헌상을 받았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2014년 대한축구협회 시상식 시상식 부문별 수상자 명단
올해의 선수상=손흥민(레버쿠젠) 지소연(첼시 레이디스)
최우수 선수상=윤석주(포철동초) 김대원(매탄중) 장병호(수원공고) 김민혁(광운대) 김효기(화성FC) 최서영(성덕초) 박하얀(설봉중) 박예은(동산정보고) 민유경(한양여대) 김정미(현대제철)
최우수 지도자상=백기태(포철동초) 주승진(매탄중) 이학종(수원공고) 오승인(광운대) 김종부(화성FC) 이종로(가람초) 이광선(설봉중) 유영실(동산정보고) 이상엽(한양여대) 최인철(현대제철)
최우수 심판상=김완태(남자 주심) 김계용(남자 부심) 김숙희(여자 주심) 양선영(여자 부심)
특별 공헌상=이광종(올림픽 대표팀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