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환호' 출범한 제주, 어떻게 달라질까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12-21 16:36 | 최종수정 2014-12-22 06:59


사진제공=제주 유나이티드

부천SK(제주의 전신) 원클럽맨인 조성환 신임 제주 감독은 현역시절 화려한 스타플레이어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를 기억하는 지도자, 선후배들은 조 감독에 대해 "팀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았던, 언제나 묵묵히 플레이 했던, 그러나 승부욕이 넘쳤던 선수"라고 입을 모은다. 그의 선수 시절 스타일은 새로운 제주의 색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 감독은 19일 제주 서귀포시 클럽하우스 인재관 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을 시작으로 제주 감독으로 공식 행보를 시작했다. 축구팬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인만큼 그가 만들 제주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조 감독은 '원팀'을 기반으로 한 '강한 축구'를 강조했다. 조 감독에게 '팀'보다 큰 '선수'는 없다. 그는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팀플레이를 하지 않거나, 나태한 모습을 보인다면 과감히 내려칠 것"이라고 했다. 유소년과 2군 감독을 경험하며 지켜본 '열정이 넘치는 배고픈' 선수들에게도 과감히 기회를 줄 생각이다. 물론 기회의 잣대는 철저히 실력이다.

조 감독이 추구하는 '강한 축구'의 시작은 '강한 정신력'이다. 무턱대고 뛰는 예전의 정신력이 아니다. 조 감독이 강조하는 정신력은 '위닝 멘탈리티를 앞세운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다. 조 감독은 "제주의 색깔인 패싱축구에 이길 수 있다는 강한 의지와 습관을 더하고 싶다. 우리가 볼을 잡았을때보다 상대가 볼을 소유했을때, 우리 선수들의 눈빛만 보고도 두려워 하는 그런 팀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를 위해 승부욕도 주문할 계획이다. 조 감독은 "제주가 매년 적은 파울을 기록했다. 깨끗한 축구를 하지말라는 것이 아니라, 더 강하게 부딪히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그런 부분에서 우리 선수들이 너무 얌전했다"고 했다. 조 감독은 이미 취임식 기자회견에서 '강한 승부욕'을 드러냈다. 조 감독과 함께 내년 K-리그 클래식에서 격돌하는 부천SK 출신 윤정환 울산 감독, 남기일 광주 감독대행, 조진호 대전 감독에게 "같이 선수생활을 했던 감독들이지만 승부욕만큼은 내가 최고"라고 선전포고했다.

전술적으로는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과감히 뒷 공간을 노리는 플레이가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조 감독은 "4-2-3-1에만 치중하지 않을 것이다. 아직 선수구성이 완료되지 않았지만 4-4-2 혹은 스리백도 고려 중"이라며 "포메이션보다 중요한 것은 선수들이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 더 유기적인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조 감독은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를 언급하며 "선수들이 순간순간 위치를 바꿔가며 플레이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그러면서도 직선적인 스피드가 대단히 뛰어나다.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가 상대 뒷공간을 집요하게 파고 드는 것은 우리 선수들이 배워야 하는 부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감독의 제주는 내달 3일 소집해 17일부터 터키 안탈리아에서 전지훈련을 할 계획이다.


서귀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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