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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 시대다.
소문난 연예인 축구광인 개그맨 서경석은 매년 자선경기 마다 참가해 '몸개그'가 주 역할이었다. 이날 만큼은 달랐다. 그라운드에서 갈고 닦은 기량을 폭발시키며 기어이 골맛을 봤다. 예상치 못한(?) 서경석의 득점에 희망팀 동료들은 도열해 멋진 경례 세리머니로 축하를 보냈다. 서경석이 출연 중인 TV 군 체험 프로그램에서 영감을 얻었다. 2쿼터에선 김병지로부터 골키퍼 장갑을 물려받더니 김주영(서울)의 슛을 2번이나 '코'로 막아내는 진기명기를 선보였다. 멋진 선방 뒤 '뒤끝'이 작렬했다. 서경석이 김주영의 멱살을 잡자 관중석은 웃음바다가 됐다.
여자 축구 대표 스타들은 이날 만큼은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의 준말)'였다. 남자 스타들의 애정(?) 공세를 잇달아 매몰차게 거절해 웃음을 자아냈다. 1쿼터에선 'K-리그 댄싱머신' 강수일(포항)이 추파를 던지자 전가을(인천 현대제철)이 '빰'을 때리며 응수했다. 3쿼터에선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이 춤을 추며 접근하던 '새신랑' 김영권(광저우 헝다)에게 응징의 뺨을 때리면서 관중들을 미소짓게 만들었다. 신혼여행 대신 자선경기에 참가한 신랑을 응원하기 위해 관중석에 자리한 신부의 미소 속에 장내 아나운서는 "김영권 선수 그러다가 부인에게 혼난다"고 재치 있는 멘트를 날렸다.
감동도 빠지지 않았다. K-리그 최고령 출전 기록을 새로 쓴 '형님' 김병지(전남)를 향한 헹가래, 청각 장애인들에게 모든 선수가 보낸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수화 메시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되는 세상', '편견의 비움은 능력의 채움입니다' 등 사회를 향해 가슴 따뜻한 외침을 전했다. 3쿼터에 참가한 장애인 대표 선수들도 태극전사들과 호흡하면서 '축구'로 하나되는 시간을 만들었다.
13년의 세월동안 한결같이 펼쳐진 자선경기, 올해는 '진정한 스타'들이 있어 더욱 행복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