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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인 4위 등극은 이변의 예고편에 불과했다. K-리그 챌린지 4위 광주가 K-리그 클래식 승격에 성공했다. 광주가 6일 경남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경남과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1차전에서 3대1로 이겼던 광주는 1,2차전 합계 4대2로 승리를 거두며 승격의 꿈을 이뤄냈다. 2012년 챌린지로 강등된 이후 세 시즌만의 최상위리그로 복귀다. 4위의 반란, 끈끈함으로 만들어낸 기적이었다. 그러나 2015년을 클래식에서 맞이하게 될 광주 앞에 놓인 과제도 수두룩하다.
'상승세+소통'으로 이뤄낸 승격
남기일 감독대행, 꼬리표 뗀다
광주의 승격을 이끈 일등공신은 남기일 감독대행이다. 지난해 8월 여범규 전 감독을 대신해 광주의 지휘봉을 잡은 남 감독대행은 광주에 '끈끈함'을 심었다. "광주만의 색깔을 만들겠다"며 선수단의 70% 이상을 교체했다. 이종민, 이 완, 조용태 등 클래식에서 뛰던 베테랑들을 영입해 김호남 여 름 등 어린 선수들로 이뤄진 광주에 경험을 더했다. 과정은 험난했다. 우승 전력이라는 평가와 달리 광주는 8위까지 추락했다. 후반기가 되어서야 남 감독대행의 색깔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공격 축구'였다. 미드필드를 거친 패싱플레이가 살아나며, 어떤 팀을 만나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끈끈한 팀으로 변신했다. 남 감독대행의 지도력을 확인한 광주도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정 사장은 "남기일 감독대행과 '감독'으로 재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미 정 사장과 남 감독대행도 교감을 나눴다. 정 사장은 "승강 플레이오프가 시작되기 전부터 정식 감독으로 선임하려 했는데 승격하고 '대행' 꼬리표를 떼는게 더 좋을거 같다고 판단했다"면서 "조만간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부족한 예산+U-대회가 잡는 발목
천신만고 끝에 승격에 성공했지만 광주는 승격과 동시에 고민에 빠지게 됐다. 당장 내년 시즌 구단을 운영할 예산이 광주의 목을 죄고 있다. 올해 광주의 운영비는 70억원(추정치)이었다. 광주시가 추경예산까지 포함해 40여억원을 지원했다. 클래식 승격에 성공한 광주는 내년 시즌 예산으로 최소 100억원을 책정했다. 그러나 광주시가 이미 챌린지 기준으로 내년시즌 광주의 예산(25억원)을 편성했고, 예산 증액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광주 구단은 난처한 상황이다. 윤장현 광주 시장의 통큰 결단이 필요하다. 광주 소식에 정통한 축구계 관계자는 "리그 수준에 맞는 예산이 필요하다. 광주시에서 예산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시에서 의지가 있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도 광주시의 협조를 요청했다. 그는 "100억원의 예산 중 70억원을 시가 지원해주길 희망하고 있다"면서 "어려운 상황인건 알지만 윤 시장님께서 최근 축구단에 관심이 많아지셨다. 좋은 소식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2015년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로 광주는 전반기에 홈구장에서 경기를 치를 수 없다. 광주의 안방인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2015년 7월 3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유니버시아드대회가 열린다. 내년 1월부터 개보수 공사에 착수해 1~7월 동안 경기장을 사용할 수 없다. 영광, 나주, 장성 등 인근 도시 경기장 역시 유니버시아드 개최로 경기를 치르지 못한다. 전반기를 통째로 원정경기로 치러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다. 정 사장은 "현재대로라면 원정 경기만 치러야 한다"면서 "하지만 하계유니버시아드 조직위원회, 광주시측과 경기장 사용에 대한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개보수 일정을 조정해서 시즌 초반에 홈경기 몇경기라도 치를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