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코멘트]차두리"차범근 아들로 태어나 인정받기 어려웠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4-12-01 17:52


차두리-산토스-이동국이 1일 홍은동 그랜드 힐튼호텔에서 열린 2014 K리그 대상 시상식에 참석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4 K리그'를 결산하는 이번 시상식에는 MVP 후보에 오른 이동국(전북), 차두리(서울), 산토스(수원)을 비롯해 영플레이어상 후보 김승대(포항), 안용우(전남), 이재성(전북) 등 올해 K리그를 화려하게 수놓은 선수들이 총출동했다.
수원=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12.01/

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시상식은 웃음과 감동의 향연이었다. 그라운드 전사들이 슈트를 빼입고 레드카펫을 밟았다. 지난 9개월간의 치열했던 그라운드 전쟁을 뒤로 한 채 서로를 격려하고, 축하하고, 축복했다. 재기발랄한 입담과 감춰둔 끼, 따뜻한 가족의 정을 나눴다.

○…전북 현대 이승기와 이재성이 '깜짝 댄스 듀오'로 변신했다. 오프닝 무대에서 걸그룹 크레용팝의 쌍둥이 유닛 '딸기우유' 초아, 웨이와 나란히 섰다. 히트곡 'OK'에 맞춰 깜찍한 안무를 선보였다. 이재성은 "지난주 클럽하우스에서 승기형과 한 번 맞춰본 뒤 오늘만 리허설을 3번 했다"고 했다. 과하게 깜찍한 선곡과 관련 "우리가 정한 게 아니라 의 위(?)에서 시켜서 했다. 노래 선곡도 위에서 했다"며 발뺌했다. "확실히 축구와 춤은 다르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축구 롤모델로 선배 이승기를 지목했던 이재성은 "춤은 롤모델이 아니다. 나도 잘 못추지만 승기형은 더 못춘다"는 돌직구를 날렸다. 이승기가 발끈했다. "나도 못추지만 재성이가 더 못춘다. 나중에 재성이랑 클럽에 한번 가봐야겠다."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된 선수들의 재기발랄한 수상소감도 이어졌다. 오른쪽 수비수 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은 차두리(FC서울)는 "한국축구에서 차범근의 아들로 태어나 인정받기 힘들다. 그런 자리가 돼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왼쪽 수비수 부문에서 수상한 홍 철(수원)은 소속팀 서정원 감독에게 감사를 표한 직후 "이분을 말씀 안드리면 전화로 뭐라 하실 것같은데…"라며 망설였다. 자신을 프로 무대에 데뷔시켜준 신태용 감독 전 성남 감독을 언급했다. "신 감독님께 감사드립니다"라며 고개 숙였다. 왼쪽 미드필더 부문 수상자 임상협은 3수끝에 수상의 꿈을 이뤘다. "일단 이 상을 너무 받고 싶었다. 부모님이 저보다 더 기뻐하실 것같다. 언제나 저한테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김원동 부산 사장님, 저를 믿고 신뢰해주시는 윤성효 감독님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오른쪽 미드필더 부문 수상자 한교원(전북)은 미스코리아 같은 소감을 남겼다. "오늘 홍은동 '강남스타일'에서 머리를 하고 왔는데요. 누나, 감사합니다!"

○…이날 시상식에는 박효주 채연 한예원 이유리 미녀 연예인들이 줄줄이 시상자로 등장했다. 첫 순서는 베스트일레븐 골키퍼 부문 시상이었다.'4차원 개그우먼' 맹승지가 서정원 수원 감독과 함께 나섰다. 맹승지는 "미녀 시상자로 가끔 개그우먼들이 나오던데, 홍현희 안영미 정주리 그리고 오늘은 접니다. 실망하셨나요?"라는 '자폭' 질문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서 감독이 "최고 미녀분이 제 파트너라고 알고 왔거든요"라고 농담하자 "실망하셨나요?"라고 반문했다. 당황한 서 감독을 향해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시네요. 저도 실망했어요"라고 씩씩하게 되받아쳤다. 객석에선 폭소가 터져나왔다. 베스트 일레븐 수비수 부문 시상을 위해 나온 탤런트 박효주는 패셔니스타 박경훈 제주 감독을 향해 "저는 오늘 감독님께서 가죽재킷을 입고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다"고 했다. 팬 마케팅 차원에서 시도했던 '의리' 코스프레를 떠올렸다. "김보성씨보다 멋졌다"며 찬사를 보냈다. 박 감독은 "군복도 입어봤고 가죽 재킷도 입어봤다. 다음시즌에는 우승으로 팬 여러분께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시상식의 하이라이트인 K-리그 클래식 우승팀과 최우수선수상(MVP) 시상에는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와 함께 드라마 '왔다! 장보리'의 '연민정' 이유리가 함께 나섰다. 권 총재는 수상자 이름이 씌어진 카드를 펼쳐든 후 "최우수선수상은 이미 내가 악수한 선수"라며 웃었다.수상자를 염두에 둔 권 총재의 마음이 앞섰다.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최우수상이라는 코멘트에 앞서 "전북"이라는 팀명이 먼저 튀어나왔다. 이동국의 수상을 예감했던 전북 팬들이 뜨겁게 환호했다. '라이언킹' 전북 이동국의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장내는 팬들의 함성으로 뒤덮였다.

○…K-리그 페어플레이상, 특별상 시상자로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무대에 올랐다. FC서울이 페어플레이상의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장기주 FC서울 사장은 ""2년연속 수상이 기쁘다. 어제 대한민국이 AFC페어플레이상을 받았는데 재밌는 것같다. 3번째 수상이다. 내년에도 무공해 축구로 다가가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올시즌 전경기, 풀타임 출전으로 특별상을 수상한 '레전드 골키퍼' 김병지는 "노장은 살아있다. 나이 든 골키퍼이다보니 많이 넘어지고 많이 쓰러지고 많이 부딪히는데 건강하게 낳아주신 부모님, 내조를 잘해주는 아내에게 감사드린다"며 고개숙였다. "우리 아이들이 축구선수 꿈꾼다. 우리 아이들이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 아빠로서 모범된 생활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국가대표 ,해외진출 꿈을 이룬 많은 선수들이 '형님처럼 오래하고 싶습니다'라고 한다. 그 후배선수들 몸관리 잘하셔서 멋진 생활 오래오래 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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