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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시상식은 웃음과 감동의 향연이었다. 그라운드 전사들이 슈트를 빼입고 레드카펫을 밟았다. 지난 9개월간의 치열했던 그라운드 전쟁을 뒤로 한 채 서로를 격려하고, 축하하고, 축복했다. 재기발랄한 입담과 감춰둔 끼, 따뜻한 가족의 정을 나눴다.
○…이날 시상식에는 박효주 채연 한예원 이유리 미녀 연예인들이 줄줄이 시상자로 등장했다. 첫 순서는 베스트일레븐 골키퍼 부문 시상이었다.'4차원 개그우먼' 맹승지가 서정원 수원 감독과 함께 나섰다. 맹승지는 "미녀 시상자로 가끔 개그우먼들이 나오던데, 홍현희 안영미 정주리 그리고 오늘은 접니다. 실망하셨나요?"라는 '자폭' 질문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서 감독이 "최고 미녀분이 제 파트너라고 알고 왔거든요"라고 농담하자 "실망하셨나요?"라고 반문했다. 당황한 서 감독을 향해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시네요. 저도 실망했어요"라고 씩씩하게 되받아쳤다. 객석에선 폭소가 터져나왔다. 베스트 일레븐 수비수 부문 시상을 위해 나온 탤런트 박효주는 패셔니스타 박경훈 제주 감독을 향해 "저는 오늘 감독님께서 가죽재킷을 입고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다"고 했다. 팬 마케팅 차원에서 시도했던 '의리' 코스프레를 떠올렸다. "김보성씨보다 멋졌다"며 찬사를 보냈다. 박 감독은 "군복도 입어봤고 가죽 재킷도 입어봤다. 다음시즌에는 우승으로 팬 여러분께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시상식의 하이라이트인 K-리그 클래식 우승팀과 최우수선수상(MVP) 시상에는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와 함께 드라마 '왔다! 장보리'의 '연민정' 이유리가 함께 나섰다. 권 총재는 수상자 이름이 씌어진 카드를 펼쳐든 후 "최우수선수상은 이미 내가 악수한 선수"라며 웃었다.수상자를 염두에 둔 권 총재의 마음이 앞섰다.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최우수상이라는 코멘트에 앞서 "전북"이라는 팀명이 먼저 튀어나왔다. 이동국의 수상을 예감했던 전북 팬들이 뜨겁게 환호했다. '라이언킹' 전북 이동국의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장내는 팬들의 함성으로 뒤덮였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