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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의 사임 압박에 직면한 아르센 벵거 감독이 노골적인 거부 의사를 드러냈다.
벵거 감독은 지난 29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3라운드 웨스트브로미치 전에서 대니 웰벡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둔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임하지 않겠다"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아스널은 이날 승리로 리그 8위에서 6위로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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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벵거 감독은 "나는 내 일(아스널 감독)에 헌신할 뿐이다. 내 정신력은 튼튼하다. 그 어떤 비판도 내게 상처를 입힐 수는 없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어느 팀에게나 기복이라는 게 있다. 아스널은 언제나처럼 회복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 동안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나"라고 설명했다.
또 "나는 지난 1983년부터 내가 지도한 팀들을 톱레벨로 이끌었다"라며 "만약 내가 전술적으로 무능하다면, 내가 천재라는 건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벵거 감독은 지난 1996년부터 무려 18년간 아스널 감독을 맡아왔다. 지난 2003-04시즌에는 무패 우승을 달성했고, 2013-14시즌에는 FA컵 우승을 따냈다. 15년 연속 UCL 16강 진출은 18년 연속의 레알 마드리드에 이어 역대 2위 기록이다.
그러나 현지의 축구전문가들도 현재의 벵거 감독에게는 비판적이다. 앨런 시어러, 제이미 캐러거, 로비 새비지, 폴 머슨 등 축구해설가들은 입을 모아 벵거 감독의 유연하지 못한 전술 및 팀 운영을 비판해왔다.
급기야 아스널의 2대주주인 알리세르 우스마노프가 "벵거는 자신의 실수를 반성하지 않는다"라고 저격하기도 했다. 벵거 감독은 "비판은 얼굴 보고 해라"라며 날카롭게 반응하는 등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아스널은 지난 도르트문트와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5경기에서 2-0으로 승리, 15년 연속 UCL 16강을 달성한 데 이어 이날 WBA 전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최근 우울했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데 성공했다.
아스널은 오는 4일 EPL 14라운드 사우샘프턴을 상대로 상위권 진입을 노린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