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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의 자리는 난공불락의 성처럼 보였다.
수원의 '푸른 삼바 폭격기'로 거듭난 산토스가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득점왕 고지를 밟았다. 산토스는 30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과의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팀이 0-1로 뒤지던 후반 34분 오른발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단 한 개의 페널티킥 득점 없는 '완벽한' 득점왕이 됐다.
절치부심하며 갈고 닦은 골본능은 79분이 흘러서야 빛을 발했다. 후반 34분 이상호가 포항 진영 오른쪽에서 수비수와 경합 끝에 머리로 넘겨준 볼을 산토스가 아크 오른쪽에서 김광석의 뒤로 파고 들면서 낚아챘다. 문전 오른쪽으로 볼을 몰고 들어가던 산토스는 전진해 있던 골키퍼 김다솔의 가랑이 사이로 낮은 오른발슛을 시도했다. 김다솔이 주저앉으며 막으려 했지만, 이미 골망이 흔들린 뒤였다. 앞서 포항을 상대한 11경기서 7골을 쓸어 담은 '포항 킬러'의 면모가 번뜩였다.
서 감독은 "산토스가 며칠 전부터 득점왕 문제로 굉장히 초조해 했다. 경기력에 영향을 받을 만했다. 때문에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데 주력했다. '골보다 네 자신의 플레이를 하라'고 주문했는데, 찬스를 놓치지 않고 골을 넣었다. 우리 팀에서 득점왕이 나오게 되어 기분이 좋다. 축하한다"며 밝게 웃었다.
포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